전국 14만 여명의 의사를 대표하는 대한의사협회 차기 회장 보궐선거가 김택우 후보와 주수호 후보 간 맞대결로 일단락됐다.
대통령 탄핵이라는 정치적 급변기 상황에서 두 후보 모두 의료개혁 및 의대 증원 등 현안에 대한 입장이 비슷, 1월 7일부터 8일까지 이틀동안 치러지는 결선 투표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
4일 의협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2∼4일 사흘간 치러진 의협 회장 선거 투표에서 총 2만2295표 가운데 김택우 후보가 8103표(27.66%), 주수호 후보가 7666표(26.17%)를 각각 차지했다.
최안나 후보는 18.92%, 이동욱 후보는 15.69%, 강희경 후보는 11.57% 득표율을 기록하며, 3~5위에 올랐다.
투표율은 56.45%로 지난해 3월 치러진 제42대 회장 선거 1차 투표 당시 66.5%보다 10%p정도 낮아졌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음에 따라 1, 2위가 치르는 결선투표에서 차기 회장 당선자가 결정된다.
이번 선거는 지난해 5월 취임한 임현택 전(前) 회장이 막말과 불통 논란 속에 6개월 만에 탄핵당하면서 치러졌다.
김택우·주수호 "정부 의료개혁 방안 등 정책 추진 중단"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강행으로 불거진 의정 갈등이 1년이 넘도록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치러진 차기 의협회장 선거 결과는, 향후 의정 갈등 향방에 영향을 미쳐 의료계 안팎에서 관심이 높다.
두 후보는 의정 갈등 국면에서 강경한 입장을 견지해왔다. 1위를 한 김택우 후보는 지난해 2~4월 의협 비대위원장을 맡아 정부를 향한 의협의 강경 투쟁을 이끌었다.
이날 투표 결과 발표 후 김 후보는 "지금은 엄중한 시기인 만큼 선거 결과에 따라 바로 회무에 임할 수 있게 모든 준비가 완료됐다"며 "의료 정상화 및 교육 정상화, 의협 정상화를 위해 반드시 당선돼 의협을 이끌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현재 추진하고 있는 의료개혁 2차 실행 방안을 잠정 중단해줄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며 "지금 대통령이 궐위 상태이므로 대통령이 추진했던 모든 정책은 잠정 중단하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2위를 한 주수호 후보는 지난 2007∼2009년 의협 회장을 역임했으며 작년 2~4월 의협 비대위 홍보분과위원장을 맡은 바 있다. 지난해 회장 선거에서도 결선 투표까지 갔다가 임현택 前 회장에 패했다.
주수호 후보는 "투표 결과에서 나타난 회원들 바람을 마음속에 안고 가겠다"며 "결선투표에서 회원들 마음을 하나로 뭉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의대 학장들과 상의해 2025학년도에 수업받을 사람이 몇 명인지 파악한 후 2025∼2026년에 나눠서 정상적으로 수업을 받도록 하겠다"며 "2026년 의대 모집은 중지돼야 하고 2025년에 늘어난 1500명은 2027∼2029년 3년에 걸쳐 줄여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오는 1월 7~8일 양일간 결선투표가 완료되면, 8일 오후 7시 당선이 확정된 후보는 곧바로 의협 회장으로 취임한다. 이후 2027년 4월 30일까지 임현택 전 회장 잔여 임기 동안 의협을 이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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