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향(順天鄕). ‘하늘의 뜻에 순응하는 마을’이라는 교명처럼 실망과 좌절보다는 희망과 순응의 지혜로 난관을 극복했다. 10년 전 ‘상급종합병원’ 탈락 당시 조직을 휘감았던 우려는 어느덧 자신감으로 바뀌었다. 종별가산율 축소에 따른 경영수지 악화는 선제적인 신포괄수가제 도입으로 헤쳐나왔고, 지속적인 투자와 지원으로 의료환경 변화에도 적극 대처했다. 물론 코로나19 팬데믹, 의정갈등 사태 등 고비도 적잖았지만 순천향 특유의 결속력을 통해 굳건함을 지켜냈다. 이를 토대로 하수상한 시국이 지속되는 상황에서도 순천향대학교 부속 서울병원은 ‘성장’을 확신했다. 다만 과욕보다는 실리를 통한 원만한 성장을 목표로 설정했다. 이정재 병원장은 순천향만의 성공 방식, 이름하여 ‘One point up’을 2025년 경영전략으로 제시했다.
심뇌혈관센터‧중환자실 확장…중증진료 강화
CAR-T 치료 제공 준비 완료…암환자들 치료 선택지 확대
이정재 병원장은 최근 전문기자단과 만난 자리에서 “2024년은 개원 50주년을 맞이하는 뜻깊은 해였지만 예기치 못한 의정갈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고 술회했다.
이어 “그럼에도 교직원들의 헌신적인 노력과 학교법인 지원 덕분에 난관을 극복하고 적잖은 성과를 이뤄낼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실제 순천향대서울병원은 비상진료체계 상황에서도 전담간호사 시스템 개선, 다빈치 SP 도입 및 수술실 추가 확보, 심뇌혈관센터 개소, CAR-T 치료시설 확보 등 굵직한 성장을 이뤘다.
뿐만 아니라 지역응급의료기관 평가에서 A등급을 획득했고, 서울특별시 ‘우리 아이 안심병원’으로 재지정 되는 등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병원임을 입증시켰다.
이정재 병원장은 여기에 더해 올해는 모든 교직원과 함께 ‘순천향’ 만의 성공방식을 찾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실천 가능한 목표를 정하고 자연스러운 성장을 도모하는 ‘One point up’ 전략이다. ‘우직한 소처럼 천천히 걸어 만리를 간다’는 우보만리(牛步萬里)와 맥을 같이한다.
그는 “올해는 중환자실 비율과 병상 확충, 전문의 중심 인력구조 개편, 진료협력 강화, 전공의 수련과 연구 분야에 집중해 지속 가능한 조직으로 발전해 가겠다”고 말했다.
일단 순천향대서울병원은 이달부터 지난해 확장한 1중환자실 27병상을 모두 운영함과 동시에 최근에는 심뇌혈관센터도 확장 오픈했다.
별관 3층에 자리 잡은 심뇌혈관센터는 기존 심혈관센터 공간을 재배치하고, 첨단 양방향 혈관조영장비(ARTIS icono Biplane)를 갖췄다.
새로 도입한 혈관조영기기는 한 번의 조영제 주입으로 양면 촬영이 가능해 조영제 사용량을 줄여주고, 3D 영상 획득을 위한 회전 촬영시에도 양 촬영기가 동시에 움직이는 최신 장비다.
비수술적 뇌혈관 질환 치료, 뇌졸중 중재적 치료, 뇌혈관 조영시술, 급성 뇌졸중 혈전 제거, 뇌동맥류 코일 치료, 뇌신경계 인터벤션, 뇌혈관 기형 인터벤션에 유용하다.
‘꿈의 항암제’로 불리는 키메라 항원 수용체 T세포(CAR-T) 치료를 위한 준비도 마쳤다.
CAR-T는 환자의 면역세포인 T세포를 추출한 후 유전자를 추가해 암세포만 찾아가도록 바꾼 치료제다. 정상 세포는 두고 암세포만 공략해 치료 효과를 높이고 부작용은 줄일 수 있다.
암 신속지원센터도 순항 중이다. 첫 방문 암환자 전용창구인 암신속지원센터는 전담 코디네이터가 예약전화, 홈페이지 등을 통해 환자와 직접 상담하고 예약까지 원스톱으로 진행한다.
특히 환자가 원하는 빠른 날로 예약을 돕는다. 진료 당일에는 일대일 동행 서비스를 통해 각종 서류 확인, 영상CD 등록, 진료와 검사까지 한 번에 이뤄질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췄다.
암 치료와 관련한 상담 및 예약, 중증 암환자 등록, 입원 수속, 귀가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을 암 분야에 정통한 전문 코디네이터가 동행하며 빠르고 정확한 치료계획을 돕는다.
그는 “불확실한 미래에 유연하고 민첩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며 “어려움을 탓하기 보다 직원들과 함께 힘을 모아 더 좋은 병원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