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장 22년 세월. 집도한 수술이 무려 2만례가 넘는다. ‘눈 감고도 수술이 가능하다’는 우스갯소리가 허투루 들리지 않을 정도로 숙련도의 정점에 서 있는 그다. 여느 의사들처럼 ‘명의(名醫)’라는 칭송을 받고도 남음이지만 그런 ‘요란’은 정중히 사양한다. 그럼에도 이러한 실력과 겸손은 이미 환자들 사이에서는 정평이 나 있다. 실제 그를 찾는 환자 절반 이상이 지방 환자일 정도로 전국구다. 수도권 대학병원이 아닌 전문병원 특정 질환 분야 의사로는 흔치 않은 지역 분포다. 인체에 존재하는 360개 이상의 관절 중에서도 ‘어깨’에 관한한 타의추종을 불허하는 연세사랑병원 정성훈 대표원장이 꼽은 어깨질환 치료의 핵심은 ‘골든타임’과 ‘자기관절 보전’이었다.
정형외과에서도 귀한 견관절 전문의
“통증 안일한 방치, 완치 기회 상실”
정성훈 대표원장이 정형외과를 선택한 이유는 명확한 치료 결과였다. 수술을 통해 골절환자를 다시금 걷거나 움직일 수 있게 해줄 수 있다는 점이 너무 매력적이었다.
물론 다른 진료과목 역시 ‘의술(醫術)을 통해 질환을 치료한다’는 명제는 동일하지만 정형외과 만큼 전후가 또렷하게 구분되는 분야는 없다고 느꼈다.
정형외과 전공 후에는 ‘어깨’에 주목했다. 당시만 하더라도 척추와 슬관절, 고관절 중심이던 정형외과에서 ‘견관절’은 모험에 가까웠다.
하지만 미개척 분야에 대한 도전의식과 고령화와 생활체육 활성화 등으로 어깨질환이 늘어날 것이라는 판단으로 과감하게 결정했다.
어깨질환은 무릎·척추에 비해 전공자가 적어 아직까지도 전문병원을 표방한 곳이 거의 없다. 물론 대학병원의 경우 어깨 세부전공 교수가 있지만 2차 병원에는 여전히 귀한 인력이다.
어깨는 뼈가 아닌 인대나 힘줄 관련 질환이 많아 정형외과 전문의들도 세부전공을 하지 않으면 엉뚱한 치료를 적용할 수 있는 관절이다.
때문에 초기 진료부터 전문가에게 정확한 진단을 받고 치료하는 게 전체 비용이나 시간을 아낄 수 있다.
상태를 정확히 판단하지 못하면 심각한 회전근개 파열임에도 충격파나 도수치료 등으로 시간과 비용을 낭비하고 병변 크기를 키우는 안타까운 경우들이 적잖다.
정성훈 대표원장은 어깨 통증이 생겼을 경우 대수롭지 않게 여기거나 통증을 참는 게 가장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골든타임을 놓치면 치료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그는 “통증을 참는 것은 오히려 병을 더 키워 수술해야 하는 경우로 이어질 수 있다”며 “어깨질환은 치료 골든타임 사수가 치료의 가장 핵심”이라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회전근개 파열이 생겨도 심하지 않을 경우 급하게 수술할 필요는 없다. 최대 1~2년 경과를 관찰해도 되지만 중파열이나 대파열인 경우 수술을 해야 한다.
정성훈 대표원장은 “모든 관절수술이 마찬가지이지만 어깨 역시 불편함이 생겼을 때 치료 받아야 정상 기능 회복을 가능하다”며 “오래 방치하면 치료기회 자체를 잃게 된다”고 말했다.
치료방식 변화…수술 문턱 낮춘 ‘관절경’
보전적 치료 통한 환자 삶의 질 향상
무엇보다 예전 대비 어깨질환 치료방식이 비약적으로 진화한 만큼 환자들은 수술에 대한 부담을 크게 덜 수 있게 됐다.
불과 20년 전만 하더라도 회전근개 파열의 경우 수술 보다 약물을 통한 통증 조절이 주를 이뤘다. 절개수술에 대한 부담 대비 기대효과가 크지 않았던 연유다.
하지만 관절 내시경을 통한 수술이 보편화 되면서 어깨질환 치료에도 변혁이 일었다. 절개수술 보다 출혈 부담이 적고 회복도 빠른 관절경 수술이 주를 이루고 있다.
정성훈 대표원장이 집도한 2만례 수술 중 1만 건 이상이 관절경 수술일 정도로 그 역시 내시경을 통한 수술을 선호한다.
그는 “처음 어깨 진료를 시작했을 때와 비교하면 치료 패러다임이 크게 변했다”며 “관절경은 수술에 대한 부담을 줄여 고령환자나 기저질환자에게도 적용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절개수술은 감염 위험 등으로 최소 5일 이상 입원이 필요했지만 관절경 수술은 하루 이틀 정도면 퇴원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치료방식 진화는 수술에 국한된 얘기가 아니다. 회전근개 파열, 오십견, 석회화건염, 관절와순 파열, 충돌증후군에 이르기까지 치료법이 다양해졌다.
주목할 점은 이러한 신의료기술을 선도하고 있는 곳이 바로 연세사랑병원이라는 부분이다.
연세사랑병원은 꾸준한 연구와 투자를 통해 자가혈치료술(PRP)를 비롯해, 골수 흡인 농축물(BMAC), 자가지방 유래 기질혈관분획(SVF) 등을 주도하고 있다.
PRP(Platelet-Rich Plasma)는 환자로부터 혈액을 채취해 원심분리기로 혈소판을 분리한 뒤 농축된 혈소판을 인대·연골에 주사하는 치료방식이다.
골수 흡인 농축물(BMAC, Bone Marrow Aspirate Concentrate) 주사는 줄기세포 치료의 초기단계, 자가지방 유래 기질혈관분획(SVF, Stromal Vascular Fraction) 주사는 보다 진일보된 치료법이다.
연세사랑병원이 이런 신의료기술에 열정을 쏟는 이유는 오롯이 환자 ‘자기관절 보전’을 위해서다.
무조건 ‘인공관절’로 대체하기 보다 최대한 본인 관절을 보전하는 치료를 통해 환자 삶의 질 향상을 도모하겠다는 의지의 발로다.
특히 회전근개의 경우 수술 후 재파열 가능성을 낮추기 위해 PRP를 병행하거나 동종진피(인공힘줄)을 통해 보강해 주면 효과를 극대화 시킬 수 있다.
정성훈 대표원장은 “치아든 관절이든 자신의 것을 보전하는 게 가장 이상적”이라며 “어깨질환 역시 보전적 치료를 지향하는 게 세계적 추세”라고 말했다.
이어 “PRP, 줄기세포, 수술에 이르기까지 관절염 환자의 전주기적 치료체계를 구축했지만 이에 안주하지 않고 더 나은 치료법을 제공하기 위한 연구와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