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교윤·최진호 기자] 정부가 사직 전공의 복귀를 위해 각종 특례를 제시했음에도 전공의 복귀 움직임은 여전히 보이지 않고 있다.
수련병원들은 마감 기한까지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지만 기대감은 사실상 사라진 모습이다.
17일 데일리메디가 2025년도 상반기 레지던트 1년차 및 상급년차(2~4년차) 모집결과를 조사한 결과, 대부분 수련병원에서 지원자를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수련병원에서는 전문의 취득까지 얼마 남지 않은 상급년차를 중심으로 지원자가 있기는 했으나 대부분 1~2명에 그쳤다.
이번 전공의 모집은 전국 221개 수련병원을 대상으로 ▲레지던트 1년차(2차 모집) ▲레지던트 1년차(사직 전공의) ▲상급년차(사직전공의) 등 3가지 전형으로 진행됐다.
우선 본지와 접촉한 76개 수련병원 중 구체적인 지원 현황을 공개한 병원은 16곳이었으나 이들 모두 지원자가 단 한명도 없었다.
4곳에서는 지원자가 있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할 수 없다며 '유무' 정도만 전했다. 빅5 병원들도 지원자는 한자릿수에 그친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모집에서 파악된 흐름은 병원들이 의정 갈등에 따라 비공개 방침을 내세우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지원자 신상이 특정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실제 76개 수련병원 중 56곳이 지원 현황과 관련해서 비공개 입장을 전했다.
한 수련병원 관계자는 "지원자가 있어도 신변 보호 차원에서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다만 지원자는 한자릿수"라고 말했다.
전공의 복귀에 큰 변화가 감지되지 않자 정부도 마감 기한을 연장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복지부는 17일 오후 4시 50분경 전국 수련병원에 긴급 공문을 보내 "전공의 모집기한을 오는 19일까지 이틀 연장한다"고 밝혔다.
일부 병원들 요청과 지나치게 낮은 지원율에 따른 고육지책으로 보인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모집 기한이 연장된다고 상황이 달라질 것 같지 않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한 수련병원 관계자는 "복귀 명분이 없는 상황에서 마감 기한을 연장한다고 얼마나 많은 전공의들이 돌아오겠느냐"며 부정적인 전망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