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검사장비 기업 고영테크놀러지가 자체 개발한 뇌(腦) 수술용 의료로봇을 내세워 신사업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고영테크놀러지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뇌 수술용 의료로봇 인증(510k)을 받았다"고 20일 밝혔다.
국내 로봇기업 중 뇌 수술 분야에서 미국 FDA 인증을 받은 건 고영이 처음으로 이번에 인증받은 로봇은 '카이메로(KYMERO)' 해외 버전인 '제니언트 크레이니얼'이다.
카이메로는 의료 영상 기반으로 수술 부위를 정확히 안내하는 뇌 수술 전문 로봇이다. 뇌전증, 파킨슨병과 같은 이상운동 질환부터 뇌종양 조직검사, 뇌출혈 수술까지 다양한 신경외과 수술에 활용할 수 있다. 위치 정확도를 높여 수술 성공률 향상에 기여한다.
현재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는 '무탐침정위기법'을 이용한 내비게이션 수술에 사용되고 있다.
고영테크놀러지는 2002년 설립된 전자장비 및 반도체 검사장비 업체다.
3차원 측정검사기술을 바탕으로 반도체, 전자제품 생산 공정에서 발생하는 불량을 검출하는 자동화 장비를 생산하며, 현재 전자제품 조립공정에 사용되는 세계 SMT(표면실장) 검사장비 시장에서 1위를 꼽힌다.
고영은 2011년 산업통상자원부 로봇산업 원천기술 개발산업을 계기로 뇌수술용 의료로봇 개발에 처음 착수해 2016년 말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제조 및 판매허가를 획득했다.
이후 성공적인 2년간의 국내 임상 시험을 마치고 수도권과 지방 주요 병원에 연달아 공급하는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뇌척추 관절 중점진료 종합병원 강남베드로병원과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회사는 이번 인증으로 국내를 넘어 미국 시장에서 본격적인 진출을 기대하고 있다. 특히 의료 사업이 제조업, 반도체 시장 불황으로 인한 실적 변동성을 일부 완화해주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은 세계 최대 의료기기 시장으로 로봇을 활용한 최소침습 수술에 대한 의료진과 환자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뇌 수술이 가능한 신경외과 병원은 1400여 곳에 달한다.
고영 관계자는 "FDA 인증을 받아 바로 판매가 가능한 만큼 의료로봇 사업을 통해 회사 실적이 크게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일본에서 진행 중인 인허가에도 집중해 성공적인 해외 진출 성과를 창출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