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접수 마감된 신규 인턴 모집 역시 '0의 행렬'이 멈추지 않았다.
이번 인턴 모집까지 기다려보자던 병원계에서도 "이제는 정말 큰일났다"는 탄식이 절로 나왔다.
데일리메디가 23일 전국 주요 수련병원을 대상으로 2025년도 상반기 신규 인턴 모집 지원자 현황을 조사한 결과, 대다수 병원이 "지원자가 없거나 1명"이라고 밝혔다.
상급종합병원인 경북대병원(정원 99명), 단국대병원(정원 36명), 순천향대부천병원(정원 30명), 한양대병원(정원 72명)조차 지원자가 없었다.
또 인제대해운대백병원(정원 31명), 한국원자력의학원(정원 27명), 의정부을지대병원(정원 5명) 등도 "지원자가 없다"고 밝혔다.
강남세브란스병원(정원 31명), 노원을지대병원(정원 17명), 대전선병원(정원 10명), 부산대병원(정원 65명), 유성선병원(정원 6명)은 지원자가 1명에 그쳤고 인하대병원(정원 41명), 포항성모병원(정원 5명)은 "지원자가 한 자릿수"라고 밝혔다.
삼성서울병원(정원 123명), 세브란스병원(정원 153명), 길병원(정원 53명)은 구체적 수치는 밝히지 않았으나 '극소수'라고 전했다.
서울아산병원, 유일하게 두자릿수 10여명 지원
그나마 빅5 병원 중 서울아산병원(정원 137명)에 10여명의 지원자가 접수하며 두자릿수를 기록한 것으로 파악됐다.
A수련병원 관계자는 "인턴 모집과 관련해 문의조차 없었다"며 "이번 인턴 모집까지만 기다려보고 올해 병원 인력을 구성할 계획이었는데 결과가 너무 참담하다"고 개탄했다.
B상급종합병원 관계자는 "앞선 전공의 모집과 큰 변화는 없어 보인다"면서 "병원에서는 전문의 중심 진료 등 다양한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으나 기본적으로 젊은 의사들의 복귀를 독려할 수 있는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역대 최저 의사국시 합격자 후폭풍…2월, 사직 인턴 대상 모집도 암울
총 모집인원이 3356명이었던 이번 신규 인턴 모집은 애초에 지원율이 10%를 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주요 지원 대상인 올해 의사 국시 합격자가 269명에 그쳤기 때문이다.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은 지난 22일 제89회 의사 국시에 347명이 응시해 최종 269명이 합격했다고 밝혔다.
최근 10년 중 가장 적은 합격자 규모이며, 합격률 역시 70.4%로 의대생 집단 국시거부 사태가 있었던 지난 2021년도 시험(합격률 12.8%) 다음으로 낮았다.
지난해 정부의 의료정책에 반발한 의대생 대다수가 휴학하면서 정상적으로 교육을 이수하지 못한 본과 4학년생들이 의사 국시에도 응시하지 못한 탓이다.
B상급종합병원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인턴은 올해 졸업자 대상"이라며 "지난해 휴학생이 많아 지원 대상 자체가 적었던 영향이 큰 것 같다"고 전했다.
지난해 사직 또는 임용포기한 인턴 대상 모집 접수는 설 연휴 직후인 내달 3~4일 예정돼 있다. 그러나 이 역시 지원율에 대한 기대감이 낮은 상태다.
A수련병원 관계자는 "모집 공고가 나온 뒤에 지난해 사직한 인턴들에게 안내 문자를 발송했는데 한 통의 회신이나 문의도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복귀 명분이 없다. 정부에서 아무런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 지금 복귀하면 애초에 전공의들이 사직한 당위성도 사라지는 것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정부는 신규 인턴을 비롯해 레지던트 1년차 및 상급년차에 대한 추가모집을 2월 중 실시하겠다고 밝혔지만, 현 상태가 유지될 경우 향후 모집에서도 지원자는 극소수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