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55개 평가대상 중 2개 기관만 선정된 이번 준정부기관 종합청렴도 1등급 달성은 경영진을 비롯한 전직원이 노력한 결과입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최근 국민귄익위원회 주관 '2024년 공공기관 종합청렴도 평가'에서 1등급을 받았다. 지난 2000년 창립 이래 최초로, 치열했던 평가 과정을 감안하면 그 의미가 적잖다.
김인성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상임감사는 최근 데일리메디와 만나 종합청렴도 1등급 달성 이유를 전 직원 노력으로 꼽으며 '감사 철학'을 소개했다.
그는 "진료비 심사 공정성과 투명성 확보에 중점을 뒀다"며 "반부패추진단을 중심으로 의료계와의 소통 등 심사기준 개선 등에 주력했고 청렴노력 부문에서 최고점을 달성했다"고 말했다.
핵심 성과는 종합청렴도 1등급에 그치지 않았다. 지난해 감사원 자체감사활동 우수기관(A등급)으로 선정되며 ‘기관 내부통제지원 분야’에서도 준정부기관 전체 1등이라는 성과를 거뒀다.
김 감사는 "필요한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은 강중구 원장과 직원들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고 선정의 공(功)을 돌렸다.
감사 철학은 "경영이 곧 감사"
김인성 상임감사는 공공기관 청렴에 대해 "국민 신뢰와 연결이 되고 나아가 국가경쟁력과도 직결되는 중요한 가치"라며 "‘경영이 곧 감사’라는 말로 표현하고는 한다"고 말했다.
결국 청렴 의식이 높아지면 부패요인 자체가 사라져 ‘감사가 굳이 필요 없는’ 높은 수준의 기관 윤리경영이 이뤄지지만 현실적으로 불가한 만큼 공공기관 감사를 불가결한 핵심 행위로 꼽았다.
이를 토대로 그는 상임감사 임기 중 대표적인 감사 행위로 두 가지 핵심 사안을 지목했다.
우선 ‘기관의 자율적 내부통제체계 구축’ 성과다. 자율적 내부통제란 직원 모두가 업무 과정에서 발생 가능한 위험 요인들이 없는지 스스로 진단하고 점검해 나가는 자율점검 체계다.
김 상임감사에 따르면 현업부서에서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관리하는 한 차원 높은 수준의 또 다른 감사 활동이라고 볼 수 있다.
그는 “현업부서와 전담 부서에서 상시로 위험을 모니터링하고 감사실의 역량은 고위험 분야 점검에 집중함으로써 사각지대를 최소화하고 효율성을 제고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평했다.
특히 구축 과정에서 경영진과 감사실 소통은 여러 공공기관 중 선도적·모범적 사례로 자부했다.
다른 핵심 사안은 정부 국정과제인 공공기관 효율화 및 방만 경영 예방을 위해 ‘위원회 운영 실태’를 전수 점검한 사례다.
심평원은 다양한 심사업무 등을 담당하는 만큼 위원회를 통한 의사결정이 매우 많은 기관이다.
이 같은 특성을 고려해 모든 위원회 관리 실태를 점검하고 약 50%에 이르는 위원회를 대폭 정비해 카르텔형 부패 위험을 사전에 차단하고 현업부서 업무 효율화라는 감사 성과를 도출했다.
해당 사례는 국민권익위원회 감사관 회의에서 ‘부패방지 고도화 우수사례’로 선정돼 감사 공공기관 대표로 발표된 바 있다.
공정‧효율감사 등 AI 감사체계 구축
김 상임감사는 ‘신뢰를 바탕으로 한 소통’, ‘공정하고 효율적인 감사’를 위해 세 가지 방향에 역점을 두고 감사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먼저 청렴 문화 확산을 통한 부정·부패 위험을 최소화다. 그는 감사를 최소화할 수 있는 청렴한 조직문화 정착을 목표로 하고 있다.
결국 직원들이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청렴을 내재화할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속 추진하는 것을 부정·부패 근본적 위험을 줄임과 동시에 청렴도 1등급 유지 방안으로 지목한 것이다.
특히 최근 화두가 되는 인공지능(AI) 기술과 관련해 감사 분야도 이를 활용한 디지털 감사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감사실은 이미 지난해부터 내·외부 전문가와 함께 AI 적용이 가능한 감사 분야에 대해 검토했고 현재는 일상 감사 등 일부 업무에 대해 우선 시범 적용하는 단계다.
아직 초기지만 향후 활용도가 더욱 커질 AI 감사시스템을 고도화해 감사 업무의 효율성, 일관성과 투명성 및 수용성을 높이는 등 공정감사 기반을 다져나갈 계획이다.
그는 “성실한 직원이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적극 행정 지원을 강화하겠다”며 “사전컨설팅, 적극행정면책제도 등 창의적이고 전향적 업무 태도를 유도해 심평원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