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생성형 AI' 열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의료 현장에서도 이를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발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한림대의료원(의료원장 김용선)은 "환자 입원부터 퇴원까지 모든 의무기록 초안을 자동으로 작성해주고, 병원 진료지침‧규정‧기준 등을 대화형 질문을 통해 24시간 손쉽게 검색‧상담할 수 있는 생성형 AI 개발에 나섰다"고 5일 밝혔다.
의무기록 초안 작성과 규정 확인을 생성형 AI가 대신하면서 환자들을 위한 의료진들 시간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림대의료원은 지난해 12월 30일 AI 소프트웨어 전문기업 코난테크놀로지와 '생성형 AI 기반 입원환자 전주기 기록지 작성 및 의료원 지식상담 플랫폼 구축' 사업 계약을 맺은 바 있다.
양 기관은 한림대의료원 AI 스마트병원 시스템과 산하 5개 병원 네트워크와 코난테크놀로지 생성형 AI 기술력을 바탕으로 의료분야에 특화된 생성형 AI 플랫폼을 7월까지 공동개발키로 했다.
연간 3만8000시간 절약…의료진, 환자 진료 집중 가능
새롭게 개발되는 생성형 AI 의무기록 작성 플랫폼은 환자 접수 시 입력된 데이터와 의료정보를 기반으로 의무기록 초안을 자동으로 생성한다.
한림대의료원은 플랫폼 개발을 위해 의무기록지 종류별로 학습자료를 선정‧검토하고, AI로 생성된 의무기록지에 대한 검증 등을 진행했다.
병원 의료진은 환자가 병원에 입원해서 퇴원할 때까지 입원기록지 및 경과기록지, 퇴원요약지, 전출기록지 등 여러 종류 의무기록을 작성한다.
한림대의료원 산하 5개 병원에서는 연간 약 115만건의 의무기록이 작성된다. 의무기록 한 건당 평균 약 4분이 소요돼, 전체 작성시간은 연간 약 7만6000시간에 달한다.
생성형 AI 플랫폼이 도입되면 의무기록 작성시간이 절반으로 줄어들어 연간 약 3만8000시간을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림대의료원은 이를 통해 의료진 업무 부담을 줄이고 환자 진료에 더욱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 의료 질(質)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뿐만 아니라 AI 기반 의무기록 작성은 정확성을 높이고 데이터의 표준화를 강화해 전자의무기록(EMR) 품질 향상도 기대할 수 있다.
복잡한 의료 지식상담도 AI로, 24시간 상담 가능한 챗봇 도입
표준진료지침 및 인증평가 규정, 보험급여 인정기준, 심사기준 등 병원에서 환자 진료 및 병원 운영과 관련돼 항상 필수적으로 확인해야 하는 각종 규정은 여러 곳에 산재해 있고 접근 권한이 제한돼 확인에 불편이 크다.
이에 한림대의료원은 대화형 질문을 통해 규정을 정확히 안내할 수 있는 생성형 AI 챗봇을 개발할 계획이다.
이 챗봇은 RAG(검색 증강 생성) 기술을 활용해 한림대의료원 교직원을 위한 실시간 정보 검색과 맞춤형 상담을 지원할 예정이다. 또 웹과 모바일 디바이스 기기를 통해 24시간 상담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한림대의료원 생성형AI구축 태스크포스(TF) 이민우 팀장(한림대성심병원 신경과)는 "이번 플랫폼 개발로 생성형 AI를 활용해 입원환자 전주기 의무기록지를 자동으로 생성하고 교직원들을 위한 24시간 맞춤형 상담이 가능해져 수준 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AI 기술을 통해 병원 데이터를 표준화 및 고도화해서 한림대의료원의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고 선도적인 AI병원 모델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여의도성모병원, 국내 최초 AI 기반 안과 EMR 시스템 개발
의료 생성형 AI 개발 DK메디칼시스템, 은성의료재단과 업무협약
가톨릭대 여의도성모병원 황웅주 교수팀은 지난달 20일 이미지 생성 의료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안과 이미지 생성형 AI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번 기술은 임상 현장의 니즈를 반영해 기본 차트, 망막, 녹내장, 백내장 맞춤형 표준 차트 서식을 제공하고 이미지 생성 기술을 활용해 의료진이 보다 직관적이고 간편하게 의무기록을 작성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연구 과정에서 발표한 '시야 예측을 위한 생성형 딥러닝 모델 연구'는 지난해 미국안과학회(AAO) 정기학술대회에서 최우수 포스터로 선정되며 국제적으로도 가치를 인정받았다.
연구팀은 향후 거대언어모델(LLM)을 기반으로 한 AI 에이전트 전자의무기록 시스템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의료기기 전문기업 DK메디칼시스템은 구글의 거대언어모델인 제미나이(Gemini)와 메드LM(Med-LM)을 활용해 병원 의무기록과 행정을 돕는 생성형 AI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DK메디칼시스템은 지난해 12월 '좋은병원들'을 운영하는 은성의료재단과 디지털 혁신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면서 생성형 AI 솔루션 도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