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구리병원(원장 이승환)이 100일간의 수술실 전면 리노베이션을 마치고 지난달 15일부터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한양대학교구리병원 수술실은 응급 환자와 다양한 진료 과목에 필요한 모든 수술을 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갖췄는데, 개원 29년 만에 이뤄진 리노베이션으로 수술 환경이 크게 개선되면서 보다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의료서비스 제공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한양대구리병원은 1995년 10월 개원 후 지난해 29주년을 맞아 지난해 대대적인 수술실 리노베이션에 착수했다.
리노베이션 배경에 대해 송현수 시설팀 과장은 "개원 후 수술실 리모델링을 못해 장비들이 노후되고 한계점에 달하는 상태가 됐다. 수술실 양압시스템이나 온도가 교수님들 만족도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상황들에 대해 원장단 앞에서 브리핑도 하고, 장기적으로 봤을 때 리노베이션이 필요하다고 건의했는데 원장님께서 큰 결단을 내리셨다"고 밝혔다.
한양대구리병원은 수술실 리노베이션이 결정된 지난해 초 바로 공사를 시작할 예정이었으나 의정 사태가 발생하면서 진료와 수술에 차질이 생겨 진행이 보류됐다. 하지만 의정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이승환 원장은 결단을 내렸다.
구선완 운영지원국장은 "의정 사태로 한동안 공사를 보류하다 원장님이 과감하게 결단을 내리셨다. 이에 지난해 10월 착공에 들어갔고 수술방부터 회복실, 의국실까지 전부 약 100일 만에 공사를 끝냈다"고 설명했다.
이번 리노베이션에 투입된 비용은 약 100억 원에 달한다. 공사비에 약 32억 원, 다빈치 Xi에 약 30억 원, 기타 장비에 약 30억 원이 들었다. 리노베이션이 진행된 수술방은 총 10개로 공사는 절반씩 나눠 진행해 수술 진행 차질을 최소화했다.
송 과장은 "반을 나눠서 공사를 진행하면서 제일 어려웠던 점은 먼지 유입 방지였다. 이를 위해 2중, 3중으로 칸막이를 세우고 공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수술실 개별 공조·양압시스템 개선 등 중점"
이번 리노베이션에서 가장 공을 들인 부분 중 하나는 개별 제어 시스템이다.
송 과장은 "기존에 수술실 양압 시스템이 작동되긴 했지만 걱정되는 부분이 있었다. 이에 시공사에 각 수술실 개별 제어가 가능하게 해달라고 특별히 요청을 드렸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에는 중앙 공조 방식이라 개별 제어가 원활하지 않았는데 이번 공사를 통해 단독 공조로 수술실 전용 공조를 분리했다. 이제 수술실 설비에 문제가 생기더라도 해당 수술실 외 나머지 수술실 운영에는 지장이 안 가게 시스템이 개별화됐다"고 밝혔다.
또 송 과장은 "양압 역시 확실하게 걸리도록 기준치보다 넉넉하게 스펙을 잡았다"고 설명했다.
수술실 청정도 역시 크게 개선됐다. 송 과장은 "감염관리팀에서 리노베이션 후 수술실 에어 샘플링을 채취했는데 수치가 0이 나왔다. 오염이 아예 없는 상태인 거다"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염종훈 마취과 교수는 "수술실 환경이 전반적으로 쾌적해졌다. 냉·난방이 원활하게 작동하고, 공기 정화 시스템이 개선돼 더욱 편안한 진료 환경이 조성됐다"고 말했다.
장정우 성형외과 교수도 "수술방이 보다 위생적이고 깨끗하게 정비됐다. 특히 공기 질이 개선돼 더욱 쾌적한 환경에서 수술을 진행할 수 있어 만족스럽다"고 전했다.
이 외에도 실무진들 의견을 취합해 복도를 축소하고 수술실과 멸균 물품 보관실을 확장하는 등 공관 활용을 극대화했다.
황선진 안과 교수는 "수술실 공간이 넓어져 의료진의 동선이 원활해졌고, 환경이 정돈돼 환자 안전과 의료진의 업무 효율성이 향상됐다"고 밝혔다.
최신 로봇수술 시스템 다빈치 Xi 도입…전립선암·부인과암·위암·대장암 치료
이번 리노베이션에서는 수술실 리모델링 외에도 장비 교체와 도입이 이뤄졌는데, 가장 눈에 띄는 건 로봇수술 시스템 다빈치 Xi다.
다빈치 Xi는 3D 고화질 영상과 15배 확대된 시야를 제공하며 540도 회전하는 로봇 팔을 통해 기존 수술로 접근이 어려운 부위에서도 정밀 수술을 가능하게 한다.
한양대구리병원은 다빈치 Xi를 활용해 전립선암, 부인과암, 위암, 대장암, 폐암, 후두암, 심장판막질환 등 다양한 암 수술을 시행할 예정이다.
비뇨의학과, 산부인과, 심장혈관흉부외과, 외과, 이비인후과 등 여러 분야에서 정교한 수술이 가능하며 환자에게 최적의 치료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 외에도 다양한 장비가 교체·도입됐으며 매립형으로 정리해 수술 동성을 효율적으로 개선했다.
심재항 마취과 교수는 "새로운 무영등이 설치돼 수술 시야가 더욱 명확해졌고, 장비들이 매립형으로 정리돼 공간이 깔끔하게 정돈됐다. 의료진의 동선도 효율적으로 바뀌어 수술 환경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정규성 정형외과 교수는 "수술실 내 공간 정리가 체계적으로 이뤄져 감염 예방 효과가 기대된다. 보다 안전한 환경에서 수술을 진행할 수 있어 환자들에게 최적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양대구리병원은 리노베이션에서 그치지 않고 유지 보수에도 힘써 최적화된 환경을 유지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송 과장은 "이제 관리라는 과제가 생겼다. 시설 유지 비용은 전보다 늘어나겠지만 모범 사례가 되기 위해 열심히 관리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