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 준중증‧응급 환자를 수용할 의료기관이 부족하다는 우려가 깊어지는 가운데 한 어린이병원이 자체 예산을 대거 투입해 준중증 소아환자 치료 시스템을 구축해 주목받고 있다.
대한소아청소년병원협회 최용재 회장이 운영하는 튼튼어린이병원은 14일 "소아 준중증‧응급 환자 치료 시스템을 구축, 시범 운영 중"이라고 밝혔다. 병원은 4월 중순부터 본격 운영에 들어간다.
최근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기피와 전문의 이탈로 소아 의료공백이 심화되고 있다. 특히 준중증‧응급 환자를 치료할 병상이 부족해 소아응급실에서 전원 불가 사태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튼튼어린이병원은 자체 예산을 투입해 준중증 소아환자를 직접 치료할 수 있는 시설과 장비를 도입했다.
4월부터 본격 운영되는 새 시스템의 핵심은 고유량 산소치료기(High Flow Oxygen Therapy, HFOT)와 전열교환 방식 최첨단 공기 정화시설이다.
고유량 산소치료기는 일반적인 산소 공급보다 더 많은 양의 산소를 안정적으로 제공해 호흡기 질환이 있는 소아 환자의 치료 효과를 높인다.
폐렴, 천식, RSV 감염 등으로 호흡 곤란을 겪는 준중증 및 중증 환자 치료에 효과적인 장비다.
또한 전원 불가 사태를 대비해 중환자실을 별도로 마련했다. 기존 소아병원에서는 중증환자가 발생하면 즉시 상급병원으로 전원해야 했지만 병상 부족으로 이송이 어려운 상황이 반복됐다.
이에 따라 튼튼어린이병원은 자체적으로 응급처치가 가능한 시설을 구축했다.
아울러 정밀의학센터를 신설해 급성기 질환뿐만 아니라 비만, 고지혈증, 2형 당뇨 등 성인병형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소아·청소년 환자의 치료까지 지원할 계획이다.
최용재 병원장은 "소아청소년 건강의 마지막 보루 역할을 하기 위해 최종 치료가 가능한 시스템을 갖췄다"고 밝혔다.
소아 감염 질환이 급격히 증가하는 가운데, 병원 내 감염을 최소화하기 위한 최첨단 공기 정화 시스템도 도입됐다.
특히 병원은 전열교환 방식을 적용한 공기정화 시설을 구축했다. 이 시스템은 바이러스와 유해 물질을 효과적으로 차단해 병원 내 감염 위험을 낮추는 역할을 한다.
최용재 병원장은 "소아의료 붕괴는 소아청소년 전문의 배출이 어려운 의료환경으로 정부 당국이 특별한 대책을 마련하지 않는 한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소아청소년병원이 소아의료에서 맡는 역할이 커지는 만큼 정부의 지원 확대와 더불어 소아 의료 정상화를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