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7월부터 의원과 병원을 방문하는 환자는 제왕절개 등 7개 질병군에 한해 입원진료비가 평균 21% 감소한다.

보건복지부는 30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포괄수가(DRG) 개정안'이 만장일치로 제15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건정심 탈퇴를 선언한 의협 위원들은 참석하지 않았다.

DRG 의무적용 의료기관은 의원급 2511개, 병원급 452개이다. DRG에 참여하는 의료기관 비율은 의원급 83.5%, 병원급 40.5%, 종합병원 24.7%이다.

복지부는 이번 개정안으로 환자부담이 연간 100억원 경감될 것이라고 밝혔다. 의료기관이 받는 총 진료비(환자본인부담금+국민건강보험공단부담금)는 평균 2.7% 인상된다.

포괄수가 당연적용에 따라 투입하는 건강보험 재정은 약 198억원이다. 이번 수가인상은 2011년 하반기 의료기관 진료내역 중 급여와 비급여 비용 증가분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건정심 위원들은 DRG 개정안을 만장일치로 의결하면서 두 가지 전제조건을 달았다. 우선 오는 2013년 시행예정인 종합병원급 이상 당연적용이 차질없이 시행되도록 확인하고, 의협이 탈퇴 선언을 하는 등의 논란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두 번째로는 의료공급자 등의 합리적인 의견을 수렴하도록 포괄수가제 발전협의체 운영에 내실을 기하라는 주문이다. 협의체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7차례 회의가 진행된 바 있다.

장재혁 복지부 건강보험정책관은 기자실 브리핑에서 "DRG의 7월 시행은 이미 지난 2월 15일 건정심에서 의결한 내용이며 오늘 세부사항을 의결한 것"이라며 "위원들이 심도 있는 논의를 했다. 의협의 불참에 대해선 유감을 표명했다"고 전했다.

장 정책관은 "국민이 불안하지 않아야 한다는 주문이 있었다"며 "시범사업 등을 거쳐 의료 질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지만, 앞으로 모니터링을 통해 보완할 것은 하겠다"고 덧붙였다.

공익·가입자 "의협 건정심 복귀해야"

이번 브리핑에 참석한 공익 및 가입자 위원들은 의협의 불참 행보를 지적하며 복귀를 촉구했다.

공익 대표인 사공진 건정심 부위원장(한양대 교수)은 "의협 위원들은 이미 합의된 내용에 대해 전면 보류하자는 주장을 계속해서 했다"며 "이미 의원급의 85%가량이 DRG에 참여하는 상황에서 나머지 15%를 위해 제도를 보류하는 것은 억지스러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사 부위원장은 "의협 위원들을 설득하기 위해 한 차례 더 소위에서 논의하자고 제의했으나 전면 보류 없이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게 의협의 입장이었다"고 당시 회의 상황을 전했다.

가입자 대표인 김경자 위원(민주노총 사회공공성위원장)은 "경우에 따라 건정심 위원들이 퇴장하는 사례가 있지만 보통 단일 안건에 대한 항의표시"라며 "의협은 예전에 합의한 내용을 갖고 다른 행보를 보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건정심 위원들이 노력했음에도 현 상황이 안타깝다"며 "의협은 하루빨리 논의의 장인 건정심에 복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7개 질병균 참여기관 현황

음상준 기자 (esj1147@dailymedi.com) 기자의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