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 귀울림 치료, 병원 or 한의원?
접근법 달라도 조기치료 중요성 한 목소리
2013.01.07 09:27 댓글쓰기

최근 ‘귀울림’으로 불리는 이명 환자가 급속도로 늘어나면서 치료법 선택에 대한 갈등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이명’이란 외부로부터 청각적 자극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매미나 모기소리, 기적음, 고주파음, 쇳소리 등 불쾌한 잡소리가 들리는 증상을 말한다.

 

소리와 관련된 질환이기 때문에 으레 귀를 치료하는 이비인후과를 떠올린다. 의사들 또한 주로 청각기관에서 문제에서 원인을 추정한다.

 

그러나 이명이 단순히 이어폰 사용을 오래해서만이 아니라 정신적 스트레스와 잘못된 섭생이 원인이 된 일종의 ‘문명병’으로 인식되기 시작하면서 전신질환적인 관점으로 치료하는 한의학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 것이 사실.

 

여기에 양․한방을 통틀어 과학적으로 밝혀진 이명의 발병 원인이 없는 것도 치료법 선택을 두고 갈등을 빚게 하는 이유다.

 

이처럼 ‘이명’ 치료에 날을 세우는 것은 맞지만 치료시기를 놓치면 안 된다는 점에선 의견을 같이 한다.

 

평소보다 잡소리가 들리는 횟수가 많아지고 일상생활을 방해할 정도라면 하루빨리 치료를 받으라는 몸의 적신호로 받아들이면 된다.

 

이에 이명환자들의 빠른 쾌유를 돕고자 이명 치료에 있어 양․한방 각각의 치료메커니즘과 장점과 한계까지 짚어봤다. 선택은 전적으로 환자의 몫이다.

 

서양의학에서 ‘이명’은 내이의 청각세포에 생긴 이상이나 외이도와 고막의 손상 등 주로 청각기관의 문제에서 주로 원인을 찾는다.

 

환자가 내원하면 당뇨, 매독, 청신경 종양, 약물중독 등 기저질환의 유무를 점검 한 후 이상이 없을 때 통상 스테로이드 호르몬제제, 혈액순환개선제, 신경안정제 등을 처방한다.

 

혈액순환을 촉진시켜 청각세포의 재생을 활성화하고 불안증이나 수면장애로 인한 이명의 악화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일단 양약을 복용하면 단 시간에 호전 효과를 보이는 환자들도 있다. 약을 통해 심리적 이완을 시키고 혈액순환을 개선시키면 이론적으로 신체환경이 좋아지기 때문에 증상이 호전되고 경우에 따라 일상생활이 불편하지 않을 수준으로 치료될 수 있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보존적 치료법일 뿐만 아니라 약물을 끊으면 재발될 확률도 있다는 것은 서양의학의 맹점이다.

 

서양의학에서는 이에 대비해 보청기나 음향기기, 사운드테라피 등을 이용한 재활훈련과 재인식치료를 진행한다. 이명음을 자연스러운 소리로 인식하도록 만드는 것으로 필요할 경우 심리치료도 함께 병행한다.

 

또한 청력검사기, 혈액검사 등 다양한 검진장비를 통해 체계적인 진단이 가능하고 내과 전문의, 심리상담가, 청각사 등 다양한 임상전문가들과의 협력체제를 구축할 수 있다는 것은 서양의학의 장점이다.

 

반면 한의학에서는 ‘이명’을 전신질환적인 관점에서 풀이한다. 귀를 관장하는 신장이 약해지고 간장의 화기가 강해진 상태에서 스트레스, 과로, 운동부족 등으로 머리에 상열감이 과도하게 몰리면 ‘이명’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쉽게 말해 정기(기력)가 쇄약해진 상태에서 외부의 위험요소에 노출될 경우 이명이 발생 과정으로 바라보고 있는 셈이다. 실제 감기나 중병을 크게 앓고 난 후 귀가 먹먹하고 소리가 나는 경우가 많은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이 때문에 이명환자에게 처방되는 한약은 오장육부의 기능을 회복시켜 머리와 귀의 열을 자연스럽게 내리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현재 이명치료에 적용되는 약재와 한약처방은 ‘자신통이탕(滋腎通耳湯)’, ‘통명이기탕(通明利氣湯)’, ‘청이단(淸耳丹)’ 등 다양하다. 대부분 동의보감, 황제내경 등 유서 깊은 의학서를 토대로 현대인들의 생활양식에 맞게 재해석된 것이 특징이다.

 

‘청이단’은 특히 한방 3대 명약으로 알려진 ‘공진단’을 토대로 이명환자의 특성에 맞춘 한약이다. 공진단에 처방된 ‘녹용’, ‘산수유’, ‘원지’, ‘석창포’, ‘조구등’ 약재에 약성이 같고 이명치료에 적합한 약재를 가감한 것이 특징이다.

 

이들 생약은 신장의 기능을 강화하고 전신의 혈류흐름과 12경락의 순환을 촉진시키는 기능을 갖고 있다. 여기에 장부의 열독을 해소하는 청열기능까지 갖췄다.

 

마포소리청한의원 유종철 원장은 “한의학은 이명환자의 변증과 오운육기(선척적으로 타고난 장부기능의 강약) 등을 고려해 이에 맞는 다양한 처방과 치료를 적용하기 때문에 개인의 특성에 맞는 치료가 가능하고 신체전반의 건강상태와 면역기능을 강화해 재발률이 낮은 것이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한약은 침과 함께 병행되면 치료효과를 배가시킨다. 특히 ‘사암 침법’은 신장의 기능을 보(補)태주고 머리와 귀에 몰린 열을 내려 밖으로 내보내(瀉)는 기능을 해 이명치료에 많이 쓰인다.

 

그러나 환자의 건강상태에 따라 치료기간이 다소 길어질 수 있는 것은 한방 이명치료의 단점이라고 할 수 있다.

 

환자의 신체환경이 좋아져야 치료효과가 나타나는 한의학의 치료관점을 놓고 볼 때 평균적으로 단기간에 드라마틱한 치료효과를 기대하긴 어렵다. 한방치료를 받을 때 환자가 결코 조바심을 내지 말아야 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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