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사망한 환자를 부검한 결과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 환자와 유사한 폐 손상이 관찰됐다고 홍콩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29일 SCMP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한 폐 손상을 강조하는 내용의 중국 내 코로나19 사망자 첫 부검 보고서가 28일 중국 학술지인 법의학잡지에 사전 공개됐다.
해당 환자는 후베이성 우한(武漢)에서 지난달 뇌졸중으로 입원했다가 13일 후 쿠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85세 남성이었다.
환자는 이후 보름 뒤 코로나19와 호흡부전으로 사망했으며, 우한 화중과기대 팀이 사후 12시간 이내에 부검을 진행했다.
보고서는 "아직 코로나19에 대한 명확한 결론을 내기는 시기상조"라면서도 "폐 손상은 사스보다 덜 확연했다.
또 다른 장기 손상이 코로나19 때문에 생긴 것인지 충분한 증거는 없다"고 평가했다.
코로나19가 뇌졸중 유사증세를 일으킬 수 있다는 앞선 연구사례와 관련, 보고서는 "다른 장기 손상에 대한 어떠한 증거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육안검사 및 화상분석을 종합해 "코로나19는 주로 하(下)기도부와 허파꽈리(폐포)에 손상과 염증을 일으켰다"고 밝혔다.
이어서 "검시 결과 폐섬유증과 폐경화는 사스보다 심하지 않았다. 반면 (혈액 성분이 맥관[脈管] 밖으로 스며 나오는) 삼출성 반응은 사스보다 더 분명했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다만 이러한 관찰 결과는 환자가 확진 후 사망까지 걸린 시간이 보름으로 비교적 짧았던 것과 관련 있을 수 있으며,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또 부검 시 심장근육의 상처를 비롯해 소장·중추신경계·비장 및 기타 기관의 손상징후를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SCMP는 중국 병리학자들이 지금까지 코로나19로 숨진 환자의 시신 11구를 부검했지만, 아직 발병 메커니즘이나 증상이 완전히 이해된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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