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페닐알라닌이 장(腸)의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면, 심장질환 위험을 높이는 부산물로 바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약칭 PAG(phenylacetylglutamine)라는 이 부산물은 혈류를 타고 이동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는 심근경색(심장마비) 같은 질환을 일으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비영리 학술 의료센터인 '클리블랜드 클리닉(Cleveland Clinic)' 스탠리 헤이즌 박사팀은 이런 내용의 논문을 5일(현지시간) 저널 '셀(Cell)에 발표하고, 별도의 논문 개요를 온라인(www.eurekalert.org)에 공개했다.
이 센터 산하 러너 연구소의 심혈관·대사 질환 부문 책임자인 헤이즌 박사는 "특히 심장 질환과 연관된 신체 건강에 장의 미생물이 관여한다는 데이터는 많이 축적돼 있다"라면서 "이번 연구에선 혈중 PAG 수위에 따라 심혈관 질환에 영향을 주는 패턴이 다르다는 걸 발견했다"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지난 3년간 환자 5천여 명의 혈액 샘플을 분석해, 혈중 PAG 수치가 높으면 심근 경색, 뇌졸중 등 심혈관 질환 위험도 커진다는 걸 확인했다.
그 자체로 심혈관 질환의 위험 요인 중 하나인 2형 당뇨병 환자에게도 PGA는 똑같은 작용을 했다.
동맥이 손상된 동물 모델 실험에서 PAG는 혈소판 반응도와 혈액 응고 가능성을 함께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PAG는 특히 심장 질환에 많이 처방되는 베타 차단제(beta blocker)와 결합 수용체를 공유해 관심을 모았다.
PAG 수치가 높은 동물 모델에 베타 차단제를 투여하면, PGA가 심혈관계에 일으키는 증상이 역전됐다.
또한 유전자 편집으로 PAG 수용체 신호를 차단하면 혈액 응고가 큰 폭으로 줄었다.
헤이즌 교수는 "베타 차단제의 효과는 부분적으로, PGA가 관여하는 작용을 막는 데서 온다"라면서 "베타 차단제는 임상에서 널리 쓰이는 약이지만, 그 효과가 생기는 메커니즘을 일부라도 설명한 건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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