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계는 이 소년의 사례가 어린이들의 경우 성인과는 다른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감염 메커니즘이 있다는 사실을 암시하는 것이라며 주목하고 있다.
20일(현지시간) 일간 리베라시옹 등 프랑스 언론에 따르면, 알프스 산간지역의 스키 리조트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된 9세 소년이 감염 이후 172명을 가까이에서 접촉했지만, 그 누구에게도 바이러스를 전파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리베라시옹은 국제학술지인 '임상감염질환'(Clinical Infectious Deseases)에 지난 11일 수록된 이 논문을 입수해 이날 보도했다.
논문에 따르면 이 소년은 지난 2월 초 프랑스 동부 오트사부아 지방의 콩타민몽주아에 있는 스키 리조트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됐다.
당시 이 소년이 머물던 스키리조트에는 싱가포르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된 뒤 프랑스로 들어온 영국인 남성이 있었는데 이 사람으로 인해 총 12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집단 감염됐다. 소년은 이 12명 가운데 한 명이다.
이 소년은 경미한 증상을 보였지만 자신이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을 모른 채 3개의 스키클럽에 참가해 스키를 배웠고, 이 소년과 접촉한 사람들은 어린이들과 교사를 포함해 총 172명으로 확인됐다.
나중에 보건당국에 의해 이 소년이 코로나19 감염자라는 사실이 확인되자 소년과 접촉했던 172명은 모두 예방적 차원에서 자가격리에 들어갔는데, 추가로 감염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소년과 가장 가까운 관계인 두 형제자매도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았다고 한다.
소년과 접촉한 172명은 코로나19에는 감염되지 않았지만, 절반 이상인 64%가 독감 등 계절성 바이러스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 사례를 연구한 학자들은 어린이들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중요 전파원이 아닐 수 있음을 암시하는 결과라고 평가했다.
논문의 제1저자인 프랑스의 감염병학자 코스타 다니 박사는 AFP 통신에 "어린이들은 코로나19에 감염되더라도 많은 증상을 보이지 않고, 또 가진 바이러스양도 많지 않기 때문에 이 신종 바이러스를 거의 전파하지 않는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프랑스질병통제국에서 근무하는 다니 박사는 "이 아이는 코로나19 외에도 다른 호흡기 바이러스에 감염됐고 3개의 스키스쿨에 참여하면서도 바이러스를 옮기지 않았다"면서 "어린이들의 경우 성인과는 다른 감염 동학이 있으리라는 것을 암시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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