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학(UC 샌프란시스코) 로리 루치 교수팀은 7일 미국신경학회 학술지 '신경학'(Neurology)에서 노인들을 대상으로 기립성 저혈압과 치매 발생 간 연관성을 12년간 추적 조사해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기립성 저혈압은 앉아있다가 일어날 때 혈압이 갑자기 떨어지는 증상으로 현기증, 어지러움 등 증상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에서는 특히 일어날 때 혈압이 15㎜Hg 이상 떨어지는 수축기 기립성 저혈압이 있을 경우 치매 위험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37%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확장기 혈압이나 전체 혈압만 떨어지는 경우는 치매 위험이 커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노인 2천131명(평균연령 73세)을 대상으로 12년간 혈압과 치매 발생 여부를 추적 조사했다. 연구를 시작할 때 기립성 저혈압이 있는 사람은 전체의 15%였다. 9%가 수축기 기립성 저혈압, 6%가 확장기 기립성 저혈압이었다.
전체 조사 대상자 중 추적조사 중 462명(22%)이 치매에 걸렸다. 수축기 기립성 저혈압이 있는 사람 192명 중 50명(26.0%), 나머지 1천939명 중에서는 412명(21.2%)이 치매에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당뇨와 흡연, 음주 등 다른 치매 위험에 영향을 주는 요인을 고려할 때 수축기 기립성 저혈압이 있는 사람이 치매에 걸릴 위험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37% 이상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또 측정 때마다 수축기 혈압치의 변화가 큰 사람은 변화가 적은 사람보다 치매 위험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축기 혈압 변화 폭에 따라 조사 대상자를 세 그룹으로 나눠 분석한 결과 변화가 가장 큰 그룹에서는 24%가 치매에 걸린 반면 변화가 가장 작은 그룹에서는 19%가 치매에 걸렸다. 다른 요인들을 고려할 때 수축기 혈압 변화가 큰 그룹은 변화가 작은 그룹보다 치매 위험이 35%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루치 교수는 이 연구는 관찰연구로 원인과 결과를 보여주지 않는다면서도 "일어설 때 혈압을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며 "기립성 저혈압을 제어하는 것이 나이가 들면서 사고와 기억력을 유지하는 데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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