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기 비말은 최대 8m 이상 확산할 수 있기 때문에 단일한 기준보다는 위험도에 따라 기준을 달리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영국 옥스퍼드대 니콜라스 존스 박사팀은 최근 '브리티시 메디컬 저널'(BMJ)에 기고한 논문에서 코로나19 감염을 줄이기 위해 각국이 활용하는 물리적 거리두기 기준인 1∼2m는 시대에 뒤처진, 양분된 호흡기 비말(침방울)의 크기를 기준으로 했다고 지적했다.
말하기, 기침, 재채기 등으로 비말이 어떻게 내뿜어지는지에 관한 연구는 19세기부터 진행됐다. 1897년 독일 생물학자 칼 플뤼게는 눈에 보이는 비말을 함유한 병원균 샘플의 거리를 토대로 안전거리 1∼2m를 제시한 바 있다.
최근 연구를 보면 10건 중 8건에서는 수평투영법 등을 활용해 분석했을 때 60㎛(100만분의 1m) 이상 비말이 2m 이상 확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연구에서는 확산한 비말이 6∼8m 떨어진 곳에서도 감지됐다.
이는 코로나19가 기침이나 재채기를 통해 농축된 형태로 1∼2m 이상 확산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연구진은 지적했다.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SARS-CoV-1)이나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MERS-CoV)의 경우에도 바이러스가 2m 이상 확산했다는 다수의 연구 결과가 보고됐다고 연구진은 덧붙였다.
숨 내쉬기, 노래 부르기, 기침, 재채기는 호흡기 비말을 포함한 따듯하고 촉촉하고 고운동량 가스구름을 형성해 보통의 공기 순환보다 빠르게 움직이고 농축된 채로 머물러, 몇초 만에 7∼8m 이상 확산할 수 있다.
조깅이나 다른 운동을 할 때는 헐떡거리며 격렬히 숨을 내쉬기 때문에 주기적인 숨 내쉬기보다 고운동량인 기침에 가깝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연구실 내 실험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 바이러스 입자는 공기로 운반되는 샘플에 최대 16시간 동안 머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진은 강조했다.
연구진은 사회적 거리두기 기준은 위험의 수준을 반영했을 때 가장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환기가 잘 안 되는 실내이거나 밀집도가 높거나, 접촉 시간이 길거나,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고위험 상황에서는 2m 이상 사회적 거리두기와 머무는 시간 최소화가, 이보다 위험도가 낮으면 덜 엄격한 거리두기가 적절하다고 연구진은 지적했다.
연구진은 "바이러스 입자 확산은 공기 흐름을 포함한 여러 요인의 영향을 받는다"면서 "기침을 하거나 소리를 지르면 코로나19 바이러스는 2m 이상 확산할 수 있는 만큼, 사회적 거리두기 기준은 환기, 밀집도, 머무는 시간 등의 위험을 반영해 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영국 응급과학자문그룹(SAGE)은 1m 사회적 거리두기를 했을 때 코로나19 전염 가능성이 2m 거리두기를 했을 때보다 2∼10배 상승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분석에 따르면 1m 이하의 물리적 거리두기는 전염위험을 12.8%로 낮췄고, 1m 이상은 2.6%로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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