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옥스퍼드대학 의대의 마수드 후사인 인지신경과학 교수 연구팀은 고혈압과 당뇨병이 뇌의 회색질(gray matter)과 백질(white matter)에 구조적 변화를 유발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일간 가디언 인터넷판이 8일 보도했다.
뇌는 신경 세포체로 구성된 겉 부분인 피질과 신경세포들을 서로 연결하는 신경 섬유망이 깔린 속 부분인 수질로 이루어져 있는데 피질은 회색을 띠고 있어 회색질, 수질은 하얀색을 띠고 있어 백질이라고 불린다.
영국의 세계 최대 유전자 데이터베이스인 바이오뱅크(UK Biobank) 참가자 2만2천59명(44~69세)의 뇌 MRI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확인됐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최고 혈압(수축기 혈압)이 140mmHg 이상인 사람과 당뇨병 환자의 뇌 MRI에서는 뇌 회색질과 백질 구조에 뚜렷한 변화가 관찰됐으며 이들은 인지기능 테스트에서 다른 사람에 비해 사고력과 단기 기억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고혈압과 당뇨병이 뇌 기능 저하를 촉진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의사들은 약간 높은 혈압은 치료하지 않는 경우가 간혹 있지만, 이는 인지기능 저하를 저지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는 것일 수 있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당장은 혈압이 조금 올랐을지 모르지만 이것이 치료 없이 10년, 20년 계속되면 뇌 구조와 기능에 대한 영향이 누적돼 결국에는 치매에 취약한 상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중년의 고혈압과 당뇨병은 노년에 치매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전에 발표된 일이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과학전문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 최신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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