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신선미 기자 =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와 인플루엔자(독감) 동시 유행(트윈데믹) 시 의료 현장에서 혼선을 겪지 않도록 대응 지침 마련했다.
의료진은 진료 예약을 받을 때 환자가 발열이나 호흡기 증상이 있다고 밝히면 전화 상담·처방 등을 할 수 있게 된다.
또 독감이 의심되는 경우 항바이러스제를 검사 전에도 처방할 수 있게 되고, 19일부터는 소아·고령자·면역저하자의 경우 항바이러스제 처방에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15일 열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 이런 내용의 '인플루엔자 동시유행 대비 진료 및 행동수칙'을 보고했다.
코로나19와 독감은 발열과 호흡기 증상이 나타나는 등 임상 양상이 유사해 일선 의료 현장에서 감별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어 해당 지침을 마련했다는 게 방대본의 설명이다.
지침에 따르면 의료진은 환자의 예약이나 문의 과정에서 발열, 호흡기 증상 여부가 확인되면 내원(대면 진료), 선별진료소 방문, 전화 상담·처방 등을 안내할 수 있다.
의료기관은 대면 진료 전에는 예약을 받아 의료기관 안에 환자가 밀집하지 않도록 대기 인원을 조정하고, 의료기관 방문 시에는 마스크를 착용해달라고 안내해야 한다.
또 각 의료기관에서는 환자들이 기관 내로 들어올 때와 접수할 때, 대기할 때 모두 위생수칙과 거리두기를 지키도록 해야 한다.
의료진은 발열, 호흡기 증상 등이 있는 환자를 진료할 때 침방울(비말)이 발생하는 검사나 시술은 자제하고, 환자가 가능한 한 마스크를 쓰고 있는 상태에서 문진·청진·시진 등을 시행해야 한다.
또 비말이 발생하지 않는 진료를 할 경우, 의료진은 보건용 마스크와 장갑을 착용해야 한다.
마스크를 벗은 환자를 대상으로 비말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진료를 시행할 때와 검체를 채취할 때 의료진은 KF94 이상의 마스크를 쓰고 고글이나 안면보호구를 착용하며 일회용 장갑을 끼고, 일회용 방수성 긴 팔 가운을 입어야 한다.
이번 지침에 따르면 각 의료기관은 독감이 의심되지만 자체 검사가 어려운 경우에는 선제적으로 항바이러스제를 처방할 수 있게 된다.
정부는 이에 따라 오는 19일부터 소아·고령자·면역저하자를 대상으로 항바이러스제 처방에 건강보험을 적용하고, 독감 유행 상황에 따라 보험 적용 대상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할 예정이다.
또 의료기관에서 진료 뒤 검사의뢰서를 발급하면 선별진료소에서는 별도 문진절차 없이 코로나19 검사나 코로나19-인플루엔자 동시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절차가 간소화된다.
의료기관은 환자가 항바이러스제를 투약하고 24시간이 지난 뒤에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으면 선별진료소를 방문해 코로나19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안내하고, 항바이러스제를 복용한 뒤 열이 떨어지면 24시간 동안 더 경과를 관찰한 뒤 등교나 출근을 하도록 안내하게 된다.
방대본은 호흡기 감염 의심환자 대상의 행동수칙도 마련했다.
방대본은 호흡기 증상이 있다면 '마스크 착용', 손 씻기', '외출 자제' 등 일반 방역 수칙을 지켜달라고 권고했다.
집 안에서도 호흡기 증상이 있는 사람은 독립된 공간에서 생활하고 가족이나 동거인과 2m 거리두기를 지키는
한편, 영유아·고령자·만성질환자 등 감염 고위험군과 접촉은 피해야 한다.
또 수건·식기류·휴대전화 등 개인물품은 따로 사용하고 손이 자주 닿는 곳의 표면은 매일 청소·소독해 달라고 권장했다. 의료기관에 방문하려면 먼저 전화로 증상을 알리고 예약을 한 뒤 가급적 본인 차량을 이용해야 한다.
독감 항바이러스제 복용자의 경우 열이 떨어지면 24시간 동안 추가로 경과를 관찰하고 증상이 없다면 등교나 출근을 할 수 있지만, 증상이 이어진다면 검사의뢰서를 지참하고 선별진료소에서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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