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임신성 고혈압(gestational hypertension) 또는 임신중독증인 자간전증(preeclampsia)을 겪은 여성은 15년 후 인지기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임신성 고혈압은 단백뇨 동반 없이 임신 후반기에 혈압이 140/90mmHg 이상 올라가는 것으로 분만 후에는 정상으로 돌아온다.
자간전증은 임신 후반기에 갑자기 혈압이 오르고 소변에 지나치게 많은 단백질이 섞여 나오는 단백뇨가 나타나면서 손, 다리, 얼굴이 부어오르는 증상으로 대표적인 임신 합병증의 하나다.
이 중 481명은 임신 중 정상 혈압을 유지했고 115명은 임신성 고혈압(80명) 또는 자간전증(35명)을 겪었다.
임신성 고혈압 또는 자간전증을 겪은 여성은 임신 중 정상 혈압을 유지한 여성에 비해 15년 후(평균 46세) 인지기능 테스트에서 성적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3번 반복해서 학습과 테스트가 이루어지는 '15 단어 학습 테스트'(15-word learning test)에서 학습 직후에 하는 즉시 기억(immediate recall) 테스트와 일정한 시간이 지난 후에 하는 '지연 기억'(delayed recall) 테스트 성적이 모두 나빴다.
연구팀은 민감성 분석을 위해 자간전증 병력 여성을 제외해 봤다.
그 결과, 임신성 고혈압만을 겪은 여성도 임신 중 정상 혈압을 유지한 여성보다 모든 테스트 성적이 나빴다.
이 결과는 임신 전 체질량지수(BMI), 교육 수준, 인종 등 사고 능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들을 고려한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인지기능 테스트 6개월 전 혈압 측정에서는 68명이 고혈압으로 판정됐다. 이 중 15년 전 임신 때 고혈압을 겪었던 여성이 30.4%, 정상 혈압이 유지됐던 여성은 6.9%였다.
임신성 고혈압과 자간전증이 나중 인지기능 저하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의료계가 경각심을 가지고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신경학회(American Academy of Neurology) 학술지 '신경학'(Neurology) 최신호에 발표됐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