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송은경 기자 = 호봉 산정에서 타 근무지 비정규직 경력을 인정하지 않고 있는 대구 경북대병원이 국가인권위원회로부터 3차례에 걸쳐 개선 권고를 받고도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국가인권위는 7일 경북대병원의 인권위 권고 불수용 사실과 함께 병원 측의 회신 내용을 공표하면서 "보다 전향적인 자세와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병원 측에 촉구했다.
인권위에 따르면 경북대병원은 "객관적으로 (경력) 입증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획일적인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또 다른 차별을 발생시킬 우려가 있다"며 경력 인정에 관한 규정을 개선하라는 권고를 거부했다.
병원 측은 "모든 채용 지원자는 자신의 능력이나 노력 여하에 따라 정규직이 될 기회가 다른 지원자와 동일하게 부여됐다"면서 "정규직이 되려는 노력에 보상이 필요하다는 측면에서도 비정규직 경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권위의 이번 권고는 지난해 경북대병원에 재직 중인 한 방사선사가 낸 진정을 인용하기로 하면서 함께 나왔다.
이 직원은 병원 측이 정규직 채용 직원들의 호봉을 산정하며 입사 전 타 병원에서 비정규직 경력은 빼고 정규직 경력만 인정하는 것은 차별이라며 진정을 제기했다.
당시 경북대병원은 "타 병원 비정규직 경력의 경우 이를 객관적으로 입증할 수 있는 자료 제출의 한계와 서류 불일치·위조 등의 문제로 경력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며 "경력 인정 범위를 정하는 것은 기관의 재량"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인권위는 "입사 전후 직무 유사성·숙련도가 현재 직무수행 능력에 도움이 되는 경력인지 판단하지 않고 비정규직 경력을 전혀 인정하지 않는 것은 사회적 신분을 이유로 한 합리적 이유 없는 고용상 차별행위"라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2007년과 2019년에도 "경북대병원이 전 직장 비정규직 경력을 호봉에 반영하지 않은 것은 차별"이라는 직원들의 진정을 인용하며 "유사한 차별행위가 재발하지 않도록 규정을 개선하라"는 권고를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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