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생체재료연구센터 정윤기 박사팀은 29일 차의과학대 한동근 교수팀과 함께 체내 삽입형 의료소재 표면에 세포 주변 구성 물질을 코팅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 체내 삽입형 의료소재는 기존 스텐트 등에서 발생하는 염증이나 재협착 같은 부작용을 줄여줄 뿐 아니라 줄기세포 등 치료 기능을 가진 세포를 탑재할 수 있어 세포치료제를 원하는 부위에 전달하는 데도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인간수명 연장과 심혈관 질환 증가 등으로 혈관을 확장하는 스텐트나 치아·뼈를 대체하는 임플란트 등 체내 삽입 의료소재의 사용이 늘고 있다. 그러나 삽입 후 염증반응이나 소재 주변 섬유조직 형성, 혈전 유발 등 심각한 부작용과 기능 상실로 장기적인 활용이 어려운 상황이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스텐트의 표면에 생체 물질과 강하게 결합하는 접합물질인 폴리도파민(pDA)과 세포외기질에 존재하는 고분자량 당단백질인 피브로넥틴을 코팅하고, 그 위에 세포를 배양하는 방식으로 표면에 세포 주변 물질이 강하게 부착된 스텐트를 제작했다.
폴리도파민은 삽입형 의료소재로 쓰이는 금속과 플라스틱 표면에 강하게 접착할 수 있다.
피브로넥틴은 폴리도파민과 화학결합을 형성하며, 그 위에서 배양되는 세포에서 분비되는 콜라겐, 피브린, 황화 헤파란 단백 다당체 등 다른 세포외기질 단백질을 붙들어 두는 역할을 한다.
피브로넥틴 위에서 세포를 배양한 뒤 세포를 제거하면 세포외기질만 남는다. 이런 세포외기질은 의료소재와 신체조직 간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세포와 친화력이 높아 체내 환경에서도 세포 부착과 생존을 가능하게 해 필요한 세포를 치료 부위에 전달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이 이 기술을 막힌 혈관을 확장하는 데 사용되는 스텐트 표면에 적용, 혈관을 재생할 수 있는 혈관전구세포를 함께 실어 시술한 결과 혈관 확장 효능이 뛰어나고 손상된 혈관 내벽이 재생돼 부작용인 신생내막이 형성되는 비율이 70% 이상 줄어드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윤기 박사는 "이 기술은 인체 내에 삽입하는 다양한 소재에 적용할 수 있어 스텐트 같은 의료기기와 장기간 이식이 필요한 이식용 임플란트 등과 함께 주목받는 체내삽입형 진단·치료 기기 분야에도 범용적인 플랫폼 원천기술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재료과학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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