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한양대병원에 따르면 임신 28주차 산모 A씨(41)는 지난달 11일부터 가래를 동반한 기침 증상을 보여 선별진료소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뒤 자택에서 결과를 기다리던 중 증상이 점차 심해졌다. 급기야 14일 새벽에는 실신해 한양대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에 내원하자마자 음압격리병실로 옮겨졌다.
급성 호흡곤란증후군이 진행되고 산소 요구량이 증가하는 등 상황이 악화하자 한양대병원 의료진은 산모와 태아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제왕절개 수술을 지체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15일 진행된 제왕절개 수술엔 산부인과와 소아청소년과, 마취통증의학과, 응급의학과 등에서 다양한 전문가들이 참여해 28주 미숙아 출산에 성공했다. 대개 임신 37주 미만에 태어난 아이를 미숙아 또는 이른둥이라고 부른다.
아이는 체중 1.48㎏의 남자아이로,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았다. 건강상 큰 문제는 없으나 미숙아여서 현재 신생아 집중치료실에 머무르고 있다. 산모는 이날 건강을 회복해 퇴원했다.
국내외에서 코로나19 확진 산모에게 진행한 제왕절개 수술 사례는 많았으나, 조산 위험에 처한 확진자 산모의 수술에 성공한 사례는 드문 일이라고 한양대병원이 강조했다.
수술을 집도한 산부인과 최중섭 교수는 "태아가 28주밖에 안 된 미숙아여서 수술을 결정하기 쉽지 않았지만, 산모에게 기도 삽관을 해야 할 정도로 위급한 상황이었다"며 "숙련된 의료진들이 레벨D 방호복을 착용하고도 훌륭한 팀워크를 발휘해 산모와 태아 모두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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