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자궁내막증(endometriosis)이 난소암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자궁내막증이란 수정란이 착상하는 장소인 자궁 내막이 난소, 복막, 방광, 나팔관 등 다른 장기에 부착해 여성 호르몬에 의해 증식하면서 인근 장기들과 유착을 일으키는 질환으로 극심한 골반통과 월경통을 일으킨다. 정확한 원인은 모르며, 따라서 효과적인 예방과 치료법도 없다. 가임 여성 9명 중 1명에게서 나타난다.
호주 퀸즐랜드(Queensland) 대학 분자 생명과학 연구소(Institute for Molecular Bioscience)의 샐리 모틀로크 박사 연구팀은 자궁내막증 위험 유전자를 지닌 여성은 난소암 위험이 최대 2.6배 높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영국의 일간 가디언(Guardian) 인터넷판이 17일 보도했다.
자궁내막증 환자 1만5천여 명과 난소암 환자 2만5천여 명의 유전자 표지(genetic marker)를 멘델 무작위 분석법'(Mendelian randomization)으로 비교 분석한 결과 자궁내막증과 가장 흔한 형태의 난소암으로 전체 난소암의 90%를 차지하는 상피성 난소암(epithelial ovarian cancer)이 유전적 위험요인을 공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멘델 무작위 분석법이란 특정 질병의 환경적 위험인자들과 그와 연관이 있는 유전자 변이 사이의 연관성을 분석해 인과관계를 추론하는 연구 방법이다.
전에 자궁내막증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밝혀진 27가지 유전자 표지를 지닌 여성은 난소암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자궁내막증이 상피성 난소암 위험을 높이는 인과성 유전적 위험요인임을 확인해 주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러한 인과관계는 방향성(directionality)이 자궁내막증으로부터 난소암으로 향하고 있으며 그 반대 방향은 아니라는 사실도 밝혀졌다.
그러나 자궁내막증이 난소암 위험을 높이는 절대적인 가능성은 그리 크지는 않았다. 일반 여성의 난소암 유병률은 76명 중 한 명꼴인데 자궁내막증과 관련된 난소암 발생률은 55명 중 한 명으로 분석됐다.
문제의 27가지 유전자 중 일부는 세포들이 서로 결합해 호르몬들에 반응하는 능력을 조절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이 유전적 경로는 장차 자궁내막증과 난소암 모두를 치료하는 약물의 표적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연구팀은 전망했다.
이 연구 결과는 '셀 리포트 메디신'(Cell Reports Medicine) 최신호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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