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약사회에 이어 대한내과의사회도 비대면 진료를 통한 의약품 과다 처방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며 시범사업 중단 및 본사업 추진 백지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내과의사회는 17일 성명서를 통해 \"정부는 대량 오남용을 방조하는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을 즉각 중단하고, 본사업 추진을 전면 재검토하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약시회가 공개한 항우울제 집중 처방 사례를 예로 들며 \"한 환자는 약 10일 동안 여러 의료기관에서 항우울제 \'스타브론정\'을 반복 처방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가운데 통상 용법 기준 약 600일분에 해당하는 처방과 총 1800정이 처방된 사례도 확인됐다\"며 \"정부의 사전 통제 기전과 사후 감시 체계가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의사회는 \"해당 처방의 적절성에 대해서는 의학적·법적 기준에 따라 엄정히 따져야 하고 의료계 역시 내부의 비윤리적 처방 행태에 대해 자정 책무를 피하지 않겠다\"고 했다.
특히 이번 사안은 일부의 일탈 여부를 넘어 일탈적 과다 처방을 사전에 걸러낼 제도적 장치가 비대면 진료 환경에 전무하다는 점을 우려했다. 즉 안전장치가 전무한다는 것.
내과의사회는 \"대면 진료 환경이었다면 결코 용인될 수 없는 비상식적인 처방이, 비대면 익명성과 민간 플랫폼의 영리 구조 속에서 아무런 제한 없이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이어 \"환자가 요구하는대로 약을 퍼주는 곳이 \'성지\'로 둔갑해 별점 장사를 하고 의사의 전문적 판단 대신 플랫폼 내 상업적 경쟁이 처방을 결정하는 기형적인 생태계가 의료현장을 파괴한다\"고 지적했다.
의사회는 \"다기관 중복 처방을 원천 차단하지 못하는 전산망을 방치하고, 초진 처방일수 제한 등 최소한의 임상적 안전장치조차 마련하지 않고 비대면진료를 제도화하는 것은 명백한 직무유기\"라고 밝혔다.
기본적인 안전 검증과 관리 체계가 결여된 제도의 강행은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담보로 위험천만한 실험을 지속하겠다는 선언과 다름 없다며 시범사업 중단 및 본사업 재검토를 촉구했다.
이들은 \"현행 시범사업의 전면적인 중단과 폐기 없는 제도 논의는 기형적인 의료쇼핑과 약물 오남용을 국가가 지속해 공인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플랫폼 안에서 의료 쇼핑과 무차별 처방, 택배 수령으로 이어지는 밀폐형 거래 고리가 완성되는 순간 최소한의 대면 복약지도와 약학적 검증마저 완전히 소멸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의사회는 정부에 ▲현행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 전면 중단 ▲본사업 추진 즉각 백지화와 전면 재검토 ▲시범사업 기간 발생한 다기관 중복처방 및 마약·향정·의존성 의약품 오남용 실태 전수조사 ▲처방약 배송 확대 시도 영구 폐기 등을 주문했다.
마지막으로 \"의료의 본질은 무분별한 편의가 아니라 안전\"이라며 \"정부가 산업 논리에 눈이 멀어 국민 건강과 의료체계를 플랫폼 기업 먹잇감으로 계속 내던진다면, 졸속 행정에 맞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양보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