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안순범기자] 국내 병원계에서 인턴, 레지던트 수련교육 및 실습을 체계화 하고 시스템화시킨 대표적 인물을 꼽는다면 울산대총장을 역임한 이철 국립정신건강센터장이 아닐까 싶다. 국내 최고이자 최대 의료기관인 서울아산병원에서 6년간 교육부원장을 맡으며 초메머드 기관의 전공의 수련교육을 정립시켰다.
이철 교육부원장 재직시절 일화로 유명한 것이 있다. 당시 전국 상위 의과대학은 물론 지방의대 수석 졸업생들이 몇 년에 걸쳐 서울아산병원 인턴을 지원한 것이다. 10명 이상의 수석 졸업생들이 본교 행(行)을 마다하고 서울아산병원을 선택, 다른 병원들의 부러움과 시샘을 동시에 받아야 했다.
여기에는 자필 편지로 몇 년 간 지속적으로 모든 의과대학 학장들에게 우수한 학생의 서울아산병원 추천을 요청한 이철 교육부원장의 성심도 한 몫 했다. 이철 교육부원장은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울산대병원장과 울산대학교 의무부총장을 역임했다. 이후 정몽준 아산사회복지사업재단 이사장의 절대적인 신임을 기반으로 의대 교수로는 첫 울산대학교 총장에 임명되는 영광을 안았다.
4년의 울산대총장 연임 후 서울아산병원으로 돌아온 이철 교수. 그는 본업인 환자 진료에 매진하면서 정년을 맞았다. 병원 배려로 명예교수로 재직하는 도중에 후배 교수 등 지인들의 권유로 제2의 새로운 인생을 시작했다. 바로 국립정신 병원에서 확대, 개편된 국립정신건강센터장에 2016년 취임한 것이다. 국민추천제 방식으로 응모, 선임됐고 현재 국민 정신 건강을 책임지는 보루의 책임자로써 막중한 사명감을 갖고 고령화시대 새로운 정신건강 패러다임을 구축해가고 있다. 국립정신건강센터 의사들의 사기가 높아졌고 직원들의 자부심 역시 예전보다 한껏 고무됐다고 느껴지는 측면이 보람이라고 말하는 이철 센터장. 대학총장을 역임한 그가 재능기부보다 한 차원 높은 역량기부이자 대한민국 의학을 위한 희생의 밑거름을 뿌리고 있는 국립정신건강센터의 미래 비전과 발전 계획 등을 들어봤다. [편집자주]
Q. 국립정신건강센터 개요·규모, 의료진과 입원·외래환자 현황
국립정신건강센터는 한국전쟁 이후 정신과 환자의 진료, 조사 연구, 정신과 의료요원 교육훈련을 관장하기 위해 1962년 360병상의 국립정신병원으로 설립됐다. 이후 56년간 취약 계층을 위한 정신과 치료에 기여했다. 2006년 국립서울병원 으로 명칭을 변경했고 2016년 국립정신건강 센터로 개편, 신축 개원했다. 전체 직원은 금년 6월 기준으로 457명이다. 이중 의료진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38명, 신체질환 전문의가 7명 포진하는 등 국내 최대 규모의 정신질환 전문의가 재직 중이다. 현재 1일 평균 입원환자는 123명이며 하루 내원 외래는 평균 286명이다.
Q. 2018년 국가재난트라우마센터를 설립했는데 소개하면
대구 지하철 화재를 비롯해 세월호 침몰사고, 경주·포항 지진 등 국가적인 대형재난 사고가 발생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신체적인 부상과 물질적인 손실 뿐 아니라 정신적, 심리적인 타격을 받는다는 것을 알게 됐다. 또 재난 현장은 매우 혼란스럽기 때문에 현장을 통제할 권한과 책임을 갖고 있는 국가가 재난 심리지원을 시행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금년 4월 국가트라우마센터를 개소했다. 이 센터는 트라우마 전문가 양성을 위한 교육·훈련, 지역별 재난 위기대응 역량강화를 위한 거버넌스 체계 마련, 재난 경험자의 심리적 회복을 위한 트라우마 치료프로그램 개발·운영, 연구 사업을 추진한다. 내년부터는 직접 재난 현장을 신속하게 찾아 서비스를 제공하는 안심버스도 운영할 계획이다.
“의료진 사기 및 직원 자부심 높아져”
"대형 재난 발생시 관련자들 심리적 회복 등 지원 확대·현장출동 안심버스 도입 추진"
"환자들 사회 복귀율 높이고 원만하게 돌아갈 수 있도록 지역정신의료기관 등과 연계 강화"
"국내 최초 정신과 전문의 당직제 도입 및 응급입원실 개소"
"일반 국민들의 정신건강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최소화하는 사업도 적극 진행"
Q. 환자들 만족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들었다
국립정신건강센터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병원이다. 38명의 세부 전문가와 불안스트레스, 성인 ADHD, 성인발달장애, 수면클리닉, 중독을 비롯해 노인과 소아청소년 등 연령을 구분해서 조현병, 기분장애까지 질환별로 맞춤형 진료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급성 및 중증 응급환자가 생기면 72시간 입원을 보장해주고 있다. 여기에 진료 가능한 정신응급진료 체계도 구축 중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