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어감이 별로인 ‘국뽕’이라는 단어를 요즘 접하게 된다. 찾아보니 ‘국가’와 ‘히로뽕’이 합성된 신조어란다. 국가에 대한 자긍심에 지나치게 몰입된 상태를 말한다는 설명이 달렸다.
주사처럼 ‘국뽕 맞았다’는 표현도 부쩍 늘었다. 무조건적인 대한민국 찬양 행태를 비꼬는 말이지만 스포츠·예술 분야에 있어선 기분 좋은 일로 각인된다.
골프의 박세리, 야구의 박찬호 선수에서 피겨여왕 김연아, 축구선수 손흥민 소식을 접하면서 어깨가 으쓱 올라가는 경험을 하게 된다. 그래서 ‘국뽕에 취한다’는 말까지 나온다.
문화 예술에 있어선 ‘싸이’부터 최근 ‘BTS’가 나라를 대표한다. 여기에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상 4관왕을 타면서 우리는 한껏 도취됐다.
‘메이드 인 코리아’ 내지는 한국에서 태어난 유명인에게 우리가 정체성을 몰입해 그게 마치 본인 자신인 것처럼 과하다 싶을 만큼 자긍심을 갖게 된다.
메이저리그와 프리미어리그, 빌보드차트, 할리우드 등 주류의 한복판에 변방으로 취급받던 우리가 1등을 했다는 사실 덕분이다.
그런데 미국과 유럽으로 대표되는 ‘의료’에서도 대한민국이 우뚝서는 계기가 마련됐다. 전세계가 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공포에 휩싸인 가운데 한국은 개인 자유와 인권을 존중하는 법치국가에서 대규모 전염병과 싸워 이길 수 있는지 가늠자가 되고 있다.
확진 및 사망자 통계를 믿을 수 없는 중국, 검사를 회피하고 있는 일본과는 다르다. 고지식할 정도로 검사에 적극적인데다 인권과 사생활 침해 논란이 일 정도의 정보 투명성은 높은 평가를 받았다.
드라이브 스루(Drive-thru) 방식의 검체 채취, 하루 2만건에 달하는 검사건수, 위성항법장치(GPS) 정보를 활용한 역학조사에 세계가 놀랐다. 여기에 우리 국민이 보여준 성숙한 시민의식은 방점을 찍었다.
코로나19로 인한 피해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독일의 메르켈 총리는 자가격리 전 기자회견을 통해 “코로나19 사태는 2차 세계대전 이후 국가가 직면한 가장 큰 도전”이라고 했다.
현대사회에 이르러 처음 접한 중차대한 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 위정자들은 사태의 본질을 외면하고 보질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