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근시\'를 당뇨, 고혈압처럼 만성질환으로 보고 국가가 조기 예방, 관리 및 치료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아시아 안과 전문의들이 한목소리를 냈다.
한국·대만·일본 안과 전문의들은 16일 조선팰리스에서 코퍼비전코리아가 개최한 \'동아시아 소아근시 미디어 간담회\'에서 이 같은 소아근시 현황 및 각국의 대응전략을 공유했다.
최미영 한국사시소아안과학회장(충북대 안과 교수)은 \"서울 19세 이하 청소년 근시 유병률은 96.5%\"라며 \"대만 95.9%, 중국 87.7% 등과 비교하면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소아 근시 발병 연령이 점점 낮아지고 있으면서 고도 근시로의 진행은 빨라지고 있다\"며 \"고도 근시가 되면 망막박리를 비롯해 황반변성, 녹내장 등 시력을 위협하는 안질환 위험을 높인다\"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소아근시는 성인기 시각장애 위험과 연결된다\"며 \"즉, 근시 유병률 증가가 시작장애 증가, 의료비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공공보건 문제로 보고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고 했다.
실제 미국 연구결과에 따르면 근시 유병률이 10% 증가할 때마다 시작장애 환자가 약 100만명 증가할 수 있고, 시력 상실 및 실명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부담은 1342억달러(약 186조원)로 추산된다.
이에 미국은 지난해 국립과학공학의학원에서 근시를 질병으로 분류했다. 미국 근시 유병률은 42% 수준이지만, 소아 근시 문제를 장기적인 건강 부담을 유발하는 질환의 관점으로 접근했다.
대만 \'학교 중심 예방 교육\'-일본 \'아이 맞춤형 관리 체계 지원\'
대만과 일본 역시 소아 근시를 국가적 차원에서 관심을 갖고 지원하고 있다. 대만의 경우 정부 주도의 근시 예방 프로그램 \'Tian-Tian 120\'을 운영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을 제안한 가오슝 장강기념병원 우 페이창(Pei-Chang Wu) 안과 교수는 \"대만은 소아근시 유병률이 매우 높은 국가\"라며 \"눈 운동, 먼 곳 보기 등 프로그램은 성과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 연구에서 야외 활동이 근시 예방에 효과적이라는 결과가 나왔다\"며 \"이에 하루 120분의 야외활동을 권장하도록 교육부에 제안했다. 이에 2010년 \'티엔티엔 120\' 정책이 실시됐다\"고 했다.
우 교수는 \"대만의 전국 학교 시력감시 시스템을 통해 6개월마다 시력을 측정해 근시 진행 여부도 추적했다\"며 \"이 같은 제도 시행 후 연간 약 2.34%씩 근시 발병률이 감소했다\"고 강조했다.
일본의 경우 소아근시를 다루는 접근법이 아이 맞춤형으로 진화했다. 과거에는 사실상 안경을 통한 시력 교정이 중심이었지만, 지금은 더 다양한 선택지가 있기 때문이다.
오노-마츠이 쿄코 일본 도쿄과학대학교 안과 교수는 \"일본의 소아근시 관리는 지난 30년간 크게 변화했다\"며 \"일률적인 해법보단 개별화된 평가와 맞춤형 관리로 나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드림렌즈, 주변부 디포커스 안경, 아트로핀, 듀얼포커스 소프트렌즈 등 근거 기반 다양한 옵션을 아이에 맞게 선택하고, 평생 안(眼) 건강을 유지할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미영 회장은 \"근시 질환은 한 번 치료로 끝나지 않는다. 예방부터 경과 과정 관찰까지 치료는 긴 여정이고 아이들이 성인 됐을 때 근시 합병증을 막을 수 있도록 지속 관찰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미국, 대만, 일본 정부도 아이 혼자 혹은 보호자 혼자 해결이 어렵기 때문에 공공보건 문제로 삼고 정부가 개입하고 있다\"며 \"우리 정부도 이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양보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