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한해진기자] 신천지 대구교회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빠른 속도로 진행됐되던 금년 2월부터 대구 시민과 지역사회를 안전하게 지켜낸 주역이 있다. 대구 중구 동산동에 있는 계명대 대구동산병원은 코로나19 감염병 전담 병원으로 지정돼 6월14일까지 역할을 수행하며 지금까지 1000명이 넘는 코로나19 환자들을 치료했다. 특히 대구동산병원과 성서에 있는 동산병원, 두 곳에서 코로나19 환자 치료에 투입된 의료진은 총 429명이지만 의료진 감염이 단 한 차례도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이 주목된다. 데일리메디는 코로나19 방역의 성지(聖地)로 불리는 곳에서 24시간 불철주야 현장을 진두지휘했던 서영성 대구동산병원장을 만나 고군분투했던 시간들을 들어봤다. [편집자주]
Q. 지난 8월 4일 감염전담병원 지정이 해제되고 일반진료를 시작했다. 166일 간 코로나19 환자들을 전담해 치료했는데 일반진료를 시작한 소감은
A. 폭발하는 재난적 위기상황에서 우리 지역사회 대구를 위기에서 구해내는 데 일조했다는 자부심이 우리 병원 직원들 마음에 있다. 반면 일반진료를 시작했을 때 혹시 사람들이 우리 병원에 대해 코로나19 환자들만 치료하는 병원, 일반환자는 진료하지 않는 병원, 이라는 선입견을 갖고 있을까봐 우려했다. 하지만 막상 일반진료를 시작하니 우려했던 것과는 달리 많은 사람들이 우리 병원을 찾았다.
Q. 우리나라에서 처음 겪는 감염병 상황을 지휘했는데
A. 코로나19 사태는 전국 모든 의사들이 처음 겪는 상황이었다. 특히 코로나19 환자들을 치료했던 의사들은 다들 곤란했을 것이다. 코로나19 감염전담병원 지정됐던 우리 병원 의료진들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사랑과 봉사, 희생, 헌신이라는 병원 설립 정신을 실천할 수 있는 기회가 왔을 때 우리 의료진은 현장에 용기있게 뛰어들었다. 모든 분들에게 감사하다.
Q. 원장님은 할 수 있고 없고의 문제가 아닌,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뛰어들었다고 말했다는데
A. 지역사회가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뛰어들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대구시에서 오죽하면 우리 병원에 코로나19 감염전담병원을 맡아달라고 요청했을까. 우리 병원의 경우 성서에 있는 모(母)병원이 뒷받침을 해줄 수 있으니 이 병원에 있는 환자들을 이전시킬 수 있는 여력이 있었다. 지역사회가 위기에 처했을 때 나서는 게 병원의 존재 이유이기도 하다. 병원이 안 나서면 안되는 상황에서는 이유불문 나서야 하는 것이다.
Q. 대구 시민들이 방역 지침을 철저히 지켜 대구시 일일 신규 확진자 0명 기록 등을 세우기도 했다. 한편 최근 서울에서 온 코로나19 전파자로 인해 대구에서도 확진자들이 소규모로 발생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의견은
A. 방역 혹은 경제 중 어디에 치중할 것인지 고민해야 하는 문제가 된다. 하지만 어느 한쪽을 누르면 다른 쪽이 볼록해지는 풍선효과가 있어 코로나19 재유행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만약 코로나19가 확산된다면 우리 병원이 다시 병상들을 비워야 하는가 하는 고민을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철저한 교육과 솔선수범 헌신적이었던 수간호사들 덕분"
"코로나19 전담병원 이미지 우려했지만 일반 환자들 거부감 없이 진료 내원"
"지역사회 위기였지만 무조건 참여해서 환자들 돌보는게 동산병원 설립 정신이고 의료진 책무"
'코로나19 환자 1067명 치료했지만 의료진 감염 0명, 감염 예방교육 매우 중요"
Q. 모든 게 처음 겪어보는 혼란스러운 상황이었을텐데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A. 감염 위기 상황에서 누가 먼저 뛰어들 것인가, 이 부분이 가장 어려웠다. 누군가가 먼저 나서서 안전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면 다른 사람들도 안심하고 치료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다행히 우리 병원에는 원래 감염 관리실 및 감염 관련 교수가 있어 전체 직원들에게 감염 예방교육을 철저히 시켰다. 교육을 시켰어도 당시에는 많은 직원들이 두려워했다. 이때 수간호사들이 코로나19 환자 치료에 먼저 나섰고, 감염과 관련해 아무 문제 없이 일주일 간 치료를 이어나가자 이를 본 다른 간호사 및 직원들도 용기를 갖고 치료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