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양보혜기자]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인공지능(AI)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가 유명해지면서 4차 산업혁명의 중심으로 신경학(Neurology)이 주목받고 있다. 그런데 최근 의과학 분야 가운데 가장 어렵다고 알려진 신경학을 의대생이 아닌 일반인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도와주는 만화가 출간됐다. 단국대 의대 안승철 교수[사진]가 직접 그린 <만화로 미리 보는 의대 신경학 강의>가 바로 그것. "뇌를 중심으로 딱딱하고 어려울 수 있는 신경학의 역사부터 우리 몸과 정신의 작용을 더 깊이 헤아릴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말하는 그를 만나 한 컷, 한 컷 땀 흘려 만화를 그리게 된 계기와 향후 계획 등을 들어봤다.
Q. 책 출간하게 된 배경은
A: 제가 의대에서 신경학 강의 외에 일반 학부생을 대상으로 교양강의도 했다. 그런데 '수업이 어렵다'는 피드백이 많아, 어려운 내용을 어떻게 하면 쉽게 전달할 수 있을까 고민을 했다. 그러다가 단순하고 재밌는 만화 형식이 좋을 것 같아 만화책을 출간하게 됐다.
Q. 첫 저작이 아닌 것으로 알고 있는데
A: 첫 아이가 태어난 뒤 해외 육아서와 발달 서적을 뒤적거리다 '우리 아이 머리에선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라는 책을 번역했다. 아이가 학교에 다니면서 수학을 어려워하는 것을 보며 쓴 책이 '아이들은 왜 수학을 어려워할까'다. 이 책이 이론서에 해당돼 내친김에 실용서인 '우리 아이 수학박사 프로젝트'를 썼다. 이후 전공에 관한 '기초부터 탄탄하게, 처음 듣는 의대 강의'까지 자연스럽게 쓰게 됐다.
"교양이 어렵다는 대학생 위해 직접 그림 그렸고 하루 1페이지씩 9개월 소요 만화 완성"
"간호대생들 위한 생리학 서적 출간 계획"
Q. 그림은 직접 그렸나
A: 그렇다. 만화가를 구하는 일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전문 만화가는 페이지당 높은 비용을 지불해야 해 출판사에서 어려워했고, 이후 미술 문화생이나 학생들 가운데 만화를 그릴 만한 이들을 섭외했는데, 성사되지 못했다. 자기 일이 아니기에 어려워지면 금방 포기하는 친구도 있었고, 하다가 갑자기 잠수를 타 버리는 등 시행착오가 많았다. 이런 과정을 거친 뒤 '직접 그려야겠다'고 결심했다.
Q. 처음 도전하는 일이라 어려웠을 것 같은데
A: 만화를 그려보거나 배운 적이 없었다. 그런데 페인팅 프로그램을 사용해 편하게 만화를 그릴 수 있었다. 원래 만화를 그릴 때 제일 어려운 작업이 컷을 나누는 것인데, 사용하는 프로그램은 컷을 자동으로 제공해주며 말풍선도 쉽게 넣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전문가가 아니다보니 퇴근 후 새벽까지 하루 서너시간씩 매달려 작업을 꾸준히 했다. 하루 1페이지씩 작업해 9개월 정도 시간이 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