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심 발언 간협회장 “의사 흉내 간호사, 누가 시켰냐”
최종수정 2019.05.29 06:16 기사입력 2019.05.29 06:16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홈오피니언칼럼

[
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대한간호협회 신경림 회장이 강한 어조로 간호사들의 업무과중화 현상을 지적하고 나섰다.
 
무엇보다 간호사 채용권을 가진 병원장 수 백명이 모인 자리에서 나온 발언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신경림 간협회장은 28일 열린 경기도병원회 제32차 정기총회에서 병원장들 앞에서 하고 싶었던 얘기가 있었다는 말을 시작으로 작심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가장 먼저 간호인력 부족 문제를 짚었다. 간호대학 입학정원이 폭발적으로 증가했음에도 병원현장에서는 여전히 간호인력이 부족한 현실을 지적했다.
 
실제 200811000여명이던 간호대학 입학정원은 2019년 현재 23000명으로 10년 새 2배 이상 늘어났다.
 
신경림 회장은 우리나라에 개설된 간호대학이 205개에 달한다전세계적으로 인구에 비례해 이처럼 많은 간호대학이 운영 중인 나라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병원계에서 간호인력난 얘기가 나오는 것은 과중한 업무 탓이라며 그럼에도 병원들은 이에 대한 진중한 고민 대신 대체인력 활용에만 관심을 가졌다고 덧붙였다.
 
특히 일선 병원에서 자행되고 있는 간호사들의 업무 떠넘기기 실태를 제시하며 병원들이 인건비 절감을 위해 간호사들을 혹사시키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오후 5시가 되면 병원에서 의사를 찾아보기 힘들다 보니 간호사들의 의사 흉내내기가 벌어지고 있다간호사에게 의사업무를 대신하게 만드는 시스템이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각 병원 간호부장들도 정신 차려야 한다아무리 병원에서 강요하더라도 간호사들에게 무면허 의료행위를 지시해서는 안된다라고 덧붙였다.
 
신경림 회장이 지적한 문제는 비단 의사 업무 대행에 그치지 않는다. 야간에는 병원약사를 대신해 간호사가 항암제를 조제하고, 새벽에는 임상병리사 대신 채혈을 하는 실정이라는 주장이다.
 
그는 간호사들은 다른 업무를 수행하느라 정작 간호를 하지 못하고 있다부족한 인력을 채우는 동네북 신세다. 이런 상황이 간호사들의 퇴직으로 이어진다라고 분석했다.
 
PA(Physician Assistant, 진료보조인력) 문제에 대해서도 의사들을 향해 쓴소리를 던졌다. 의료계 내부적으로도 입장이 엇갈리고 있는 상황에 일침을 가했다.
 
신경림 회장은 제도에도 없는 PA를 양성화 시키기 위해 전문간호사제도 활성화가 논의되고 있지만 의사들 간에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의협, 병협, 전공의협 등 유관단체들이 협의해 간호사 업무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라지금도 PA들은 의사들의 필요에 의해 불법과 합법의 경계선에 서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간호사들의 불법 의료행위는 누가 시켜서 이뤄지고 있는지 짚어봐야 한다더 이상 이런 어처구니 없는 상황을 참고 있지 않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간호협회 회장의 작심발언에 행사장을 메운 병원장들은 불쾌감을 감추지 못했다. 외빈으로 초청을 받은 유관단체장의 축사로는 과했다는 평이 주를 이뤘다.
 
한 중소병원 원장은 각 직역마다 여러 문제와 현안이 있는 것은 이해하지만 성토 수준을 벗어나 지나치게 선동적인 표현은 상당히 불쾌했다고 말했다.
 
이어 병원장들에게 호통치듯 얘기하는 것도 모자라 전체 병원을 부도덕한 집단으로 매도하는 발언에 분개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병원 원장은 인내심을 갖고 들었지만 도가 지나쳤다남의 집 잔치에 와서 주인들을 나무라는 축사가 세상이 어디 있냐고 비난했다.
 
이어 병원들의 죄를 따져 묻는 것 같아 상당히 거슬렸다모든 책임을 병원에 전가하는 태도에 천불이 났다고 얼굴을 붉혔다.
박대진 기자
댓글 26
답변 글쓰기
캡차
0 / 2000
  • 김간호사 05.29 09:56
    회장님 속시원하게 맞는 말씀하셨습니다. 간호사의 근무환경과 처우 개선에 불철주야 애쓰시는 회장님께 감사합니다. 병원장들은 각성하고 더 이상 의사, 약사, 의료기사 업무 간호사에게 떠넘기지 말아라
  • 국민 05.29 11:29
    어딜가나 아이고~ 우리 의사선생님~ 이러면서 대우해주고 본인들이 대한민국 의료계의 절대신으로 생각하다가 저런 소리 들으면 당연히 천불이 날 듯. 전국민이 다 안다. 현재 의사집단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각이 어떤지 본인들만 모르는듯? 아니지, 알면서도 무시하는거겠지. 천박한 자본주의 놀음에 빠진 의사가 태반이다. 물론 일부 선량하신 분들도 있다. 그런데 희한하게 그런 사람들은 그 집단에서 왕따더라구? 참 이상해...
  • ㅋㅋㅋ 05.29 14:05
    맞는말하는데 머가 기분나쁘다는거지
  • 원칙주의 05.29 17:30
    속이 아주 시원하네

    이제 시작이다
  • 환자 05.29 17:35
    간협회장님! 옳은 말씀하셨는데 뭐가 잘못됐다고 의사님들이 불쾌하다는 것이지요? 자성하시는 의사들이 많을 거라고 믿고 싶은 환자입니다. 불쾌한 의사들 심기가 기사로 나왔는데 부끄럽게 생각하고 반성해야하지 않을지요? 정말 권위의식에 사로잡혀있는 의사님들! 당신들이 GOD가 아닙니다. 오만과 착각에서 빨리 벗어나시길 바랍니다!!!
  • 나그네 05.29 17:37
    불쾌함을 표시한 의사님들 정말 부끄럽지 않은가요? 
  • 오오 05.29 18:05
    간협회장 뭔일이래? 갑자기 옳은 말을 다하고? 일단 병원장놈들이 불쾌함을 들어내는 걸 보면 현실을 아주 잘 지적했네. 진심 간호사에 대한 대우와 근무환경 개선이 이루어졌음 좋겠다.
  • 오왠일 05.29 22:59
    간협 회장님 간만에 시원한 소리 하셨네요 앞으로도 이런 사이다 행보 기대하겠습니다

    불쾌함을 느끼신 원장님 두분ㅎㅎㅎ 감정적인 불쾌감만 드러내지 마시고 어떤 부분을 수용하고 개선해야 하는지 논의 후 현장 개선좀 하십시오

    간호사들이 중소병원 기피한다고 간호조무사 쓰게 해달라고 징징대지만 마시구요

    의사가 할 일은 의사가, 간호사가 할 일은 간호사가 하는, 각자 업무에 맞는 역할만 할 수 있는 현장이 되길 바랍니다!

  • PA 05.29 23:44
    회장님~의사분들이

    불편해하니

    우아하게

    가만히계세요



    간호사들이

    똘똘뭉쳐

    각병원의불법의료행위를신고하겠습니다

    PA들이

    무슨일을하는지?

    조무사가

    무슨일을하는지?

    밝히면

    국민들은

    매우놀랄거예요

    국민들에게

    공개적으로

    알릴필요가있습니다





  • 현직간호사 05.30 14:09
    간협회장님 감사합니다

    이렇게 용기내어 발표해주시니 감사합니다

    병원장들 맞는소리에 제발 저린다고 불쾌감을 감추지 못하네요 ㅋㅋ

    하루빨리 일인당 환자수가 줄어들고 업무환경이 개선되어 사람이 할만한 직업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메디라이프 / 오피니언 + More
e-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