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의대 비대위원장 사직…\"두가지 꿈 산산조각\"
최종수정 2024.03.22 14:58 기사입력 2024.03.22 14:58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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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메디 서동준기자]




지난 13일 배장환 충북의대 교수협 비대위원장이 긴급 임시총회를 마치고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제공 연합뉴스


충북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를 이끌었던 심장내과 배정환 교수가 참담한 상황을 개탄하며 사직서를 던졌다.


충청북도에서 나고 자라 지역 거점병원에서 20년 간 지역민 건강을 지켜온 필수의료 분야 교수가 정부의 지역의료, 필수의료 살리기 정책에 반발해 병원을 떠난다.


그는 지역주민들이 심장질환 만큼은 지역병원에서 양질의 모든 치료를 받게 하겠다는 꿈, 의대생들과 전공의들을 가르쳐 훌륭한 의사로 만들자는 꿈이 모두 헛됐음을 허탈해 했다.


배정환 교수는 22일 자신의 SNS에 \'이제 제가 믿고 믿던 제 자리를 떠나려고 한다\'는 제목의 사직의 변(辯)을 게재했다.


그는 충북 청주에서 중‧고등학교를 다니고, 충북의대 졸업 후 충북대병원에서 인턴과 내과 전공의를 거친 토박이 충북의사다.


이후 페루에서 국제협력의사로 근무한 뒤 서울대병원 전임의로 2년, 경희대병원 교수로 1년을 지내던 중 지난 2005년 고민 끝에 충북대병원으로 돌아왔다.


배정환 교수는 당시 \"1년 182일 대기 당직을 섰다. 그 노력으로 권역심뇌혈관질환 센터가 되면서 90일 정도의 당직을 하고 20년 가까이 살았다\"고 술회했다.


그는 충북대병원 교수로서 딱 두 가지 꿈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배 교수는 \"전공의 시절 충북대병원에서 불가한 수술 때문에 서울로 가는 환자들을 보며 너무 자존심 상했다\"며 \"모교 병원에서 교수 생활을 시작한 것도 이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심장질환 만큼은 지역주민들이 충북대병원에서 양질의 모든 치료를 받게 할 수 있도록 병원을 키워내고 싶었다\"라고 전했다.


이에 배 교수는 낮이든 밤이든, 평일이든 연휴든 뼈를 갈아 넣는 노력으로 최대한 빠르게 시술했다.


이로써 급성심근경색증 환자가 응급실 도착 후 스텐트 시술을 받기까지 소요되는 시간(door to balloon time)이 새벽 2시에도 52분밖에 안 되는 경이로운 기록을 달성했다.


그러나 배 교수는 \"이제는 시간이 갈수록 그런 일이 제 꿈 밖으로 나가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고 개탄했다.


배장환 충북의대 교수가 22일 대학 측에 사직원을 제출했다. 사진 배장환 교수 SNS 캡처


\"정부, 상식 밖 조치로 지방‧필수의료 붕괴\"


그는 \"지방의료 필수의료가 제대로 서지 않는 것을 마치 의사들이 돈에 눈이 멀어 미용과 성형에만 집중해서 그런다며 민심을 호도하고 정치적인 이득에 사용하고 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그동안 어렵사리 필수의료를 지켜온 의사들마저 국민 앞에서 돈밖에 모르는 파렴치한으로 조리돌림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교육자로서 의대생과 전공의들에 대한 안타까움도 전했다.


배 교수는 \"또 한 가지 꿈은 의대생들과 전공의들을 훌륭한 의사로 만들어 내는 것이었지만 정부의 이해할 수 없는 조치로 제자들은 휴학과 사직에 내몰렸다\"고 지적했다.


이어 \"며칠에 한 번씩 아이들에게 전화로 안부를 묻고, 힘내라고 얘기하고, 커피 쿠폰 보내는 제 모습이 너무나 괴롭고 초라하며, 아이들이 걱정이 돼 견디기가 어렵다\"고 덧붙였다.


\"4년짜리 건물 공사 계획서 하루 만에 작성\"


그는 충북대학교 총장과 충북도지사를 향해서도 \"의학교육과 의료체계에 대한 이해는 1도 없이 정부에 아첨해 의과대학을 하루 아침에 200명으로 만들었다\"고 목소리 높였다.


이어 \"정부는 총장을 통해 부지가 어디인지도 모르는 의과대학 4호관 신설 계획서를 하루 만에 만들어 학장에게 송부하고 하루 만에 그 안을 채울 기자재 리스트를 완성토록 압박했다\"고 폭로했다.


배정환 교수는 \"제 가슴에 품은 두 가지 꿈은 이제 헛된 게 됐다\"며 \"한 달간 신변을 정리하고 모시던 외래 환자분들을 적절한 곳에서 치료를 지속할 수 있도록 소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서동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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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수의새 03.22 18:14
    교수님 수고하셨습니다. 위 기사 읽어보니 교수님의 진심어림이 담겨있습니다.

    이런 훌륭하신 분을 사직으로 몰고가는 총선에 올인된 정부는 분명 비정상입니다.

    국민을 위하는 보건복지부가 현 직권당의 총선 선대위 역할을 하는 것처럼 보이며, 차관이란 놈을 마치 집권당의 총선기획단장처럼 브리핑하고 있습니다. 근시안적 정책은 분명 심판받게 되어 있습니다.

    지금까지 보수로 세뇌되어 선거 이후 야당 뽑은 적 단 한번도 없지만, 금번 총선에선 국힘당 놈들 철저히 외면하려고 합니다. 저런 놈들은 국민의 제대로 된 심판 받아야 합니다. 삐뚫어진 국민 말고 제대로 상식을 갖춘 국민들이라면 현 2000명 증원정책이 굉장히 잘못된 정책이고 이나라 의료를 망가뜨릴 정책임을 알것이라 생각합니다. 국힘당과 윤석렬 정부를 이번 총선서 심판하겠습니다. 진정한 보수라면 저런 양아치짓은 안하리라 봅니다.
  • 원적산 03.22 20:20
    이번 의료계 사태를 통해서 유추할 수 있는것은 전국의 의과대학 교수들이 생 무식한 총장들 밑에서 참 맘 고생이 많겠다는 점이다. 그러니까 앞으로 총장 선거 때 정말 제대로 된 사람을 뽑도록 의과대학 교수들이 참여의식을 고취하여야 한다.
  • 2찍의사 03.23 07:04
    빨리 그만 두세요
  • 산내들 03.24 00:20
    조용히잘운영되든 K의료 한달만에박살낸 빡민새 새끼의 망국적인 의료시스템 파괘 기획에놀아나는 총리,주호,모두 자손만대역적으로 길이남을 것이다,
  • 집단협박 경멸 03.24 01:04
    훌륭한 의사분도 많으시죠.그러나 국민들이 악마화,경멸하는 돈버러지로? 생각하는 건 집단협박파업,집단휴학주동..하는 의새들입니다.

    그들은 국가와 민족을 위해 독립운동 하는 게 아닙니다.건보료상승과 의료민영화,의료교육환경 저하..등 그들이 근거없이 주장하는 국민걱정 때문이 아니라 이익단체의 개밥그릇 사수를 위한 특히나 짐승만도 못한 환자생명을 볼모로 하는 행동들이죠.더우기 이번이 처음도 아닙니다.몇십년간 몇번이나 그랬습니다.당신이 진정한 의사와 교수라면 제자들에게 집단파업과 집단휴학은 하지 말라고 하라 했었야죠.

    이제 MZ고 나발이고 다 성인들이니,자기 행동에 책임질 시간입니다.면허취소와 정지는 자유민주주의에서 당연한 결과이고,교수님들도 이제 사직하시면 개원하시거나 페이닥터 하심 되겠네요.그동안 고생하셨습니다
  • 산마루 03.24 00:47
    교수님 처럼 인간존중의 사명감으로 의술을 펼치는 분들이 많다는 것을 잘 압니다. 그러나 다 그렇치도 않다는 겁니다.



    그리고 환자를 내팽겨치고 집단사직 한것은 국민의 한 사람으로 도저히 이해 할 수 없거니와 분노까지 치밀어 오릅니다. 지푸라지 라도 잡고 싶은 위독한 환자의 심정을 누구보다도 곁에서 지켜 보았을 겁니다. 그것을 전공의들은 외면했습니다. 국가에 부여받은 의술에 대한 권리와 동시에 의무를 져 버린겁니다.



    자기 부모형제가 병실에 있어도 그렇게 했을 거냐고 묻고 싶네요. 자신이 있어야 할 자리에서 묵묵히 자기 몫을 다했을때, 사람은 할 말이 있고 당당해 질 수 있습니다.



    그러지 않고서 당당하다면, 그건 호랑말코나 마찬가지 입니다. 국민은 그러한 것에 분노합니다.그것을 조리돌림으로 본다면 그것 또한, 속 좁은 시야 입니다.



    어딜 가시든지,

    제자들만 지키지 말고 환자도 지키고 국민도 바라보는 인술을 베풀길 기대합니다
  • 속내 03.24 01:28
    문통때도 의료개혁 하려다 실패. 그때도 정치적표 때문일까~~  국민들이  모르는줄아나 다안다 정치적 으로 이용 안하고. 있다는것 환자없는 의사가있어야 되는 이유를 말해라
  • 샬롯 03.24 04:12
    의사의 정체성을 지켜 주세요
  • 이재만 03.24 05:01
    그렇게국민과환자를생각하는ㄴㅗㅁ이 환자두고터난다고돈버러지들
  • 조성훈 03.24 07:01
    미용사 이발사 들은 왜 가만이 있는고. 면허 자꾸내 주는디. 멍텅구리 여서 의쌰의쌰 않는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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