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살 빠지는 당뇨약’으로 알려진 SGLT-2 억제제 계열 당뇨치료제 성장 속도가 매섭다.
의약품 시장 조사업체인 유비스트에 따르면 2018년 SGLT-2 억제제 계열 당뇨치료제 원외처방액은 649억원으로 전년 대비 40% 증가했다.
이는 5000억원 규모의 DPP-4억제제 시장과 견줘 보면 아직은 규모가 작지만, DPP-4 억제제 계열이 전년 대비 7.2% 성장한 것과 비교해 보면 성장세가 얼마나 가빠른지 알 수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제약사들이 성장 잠재력이 무궁무진한 SGLT-2 억제제 계열 단일제는 물론 복합제 개발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SGLT-2 억제제 시장 1위 견고 ‘포시가’···급상승 ‘자디앙’ 하락세 ‘슈글렛’
SGLT-2 억제제 계열 당뇨치료제 원외처방액 1위는 아스트라제네카의 ‘포시가’(성분명 다파글리플로진)가 차지했다. 지난 2014년 국내 출시된 첫 제품으로서 선점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포시가 원외처방액은 275억원으로 전년(258억원) 대비 6.59% 성장률을 기록했다. 복합제인 직듀오 처방액 역시 2018년 121억원 정도 처방됐는데 전년과 비교하면 2배 이상 상승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공동판매를 담당하는 대웅제약과의 시너지 효과도 시장 수성에 큰 몫을 차지했다고 분석했다.
베링거인겔하임·릴리의 ‘자디앙’(성분명 엠파글리플로진)은 2위를 기록했다. 국내 SGLT-2 억제제 계열 제품(단일제) 4개 중 3번째로 출시된 후발주자이지만, 경쟁품목을 빠르게 추격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자디앙은 전년대비 66.1% 증가한 206억원 정도 처방되면서 처음으로 200억원대 선을 넘어섰다. ‘자디앙듀오’도 약 24억원의 처방되며, 두 제품 실적이 230억원을 기록했다.
3위를 차지한 아스텔라스의 ‘슈글렛’(성분명 이프라글리플로진)은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작년 처방실적은 23억원 정도로 이는 2017년보다 25.8% 감소한 수치다.
아스텔라스는 지난해 4월 한독과 슈글렛의 국내 판매 계약을 체결하면서 유통과 마케팅, 영업 활동을 전담시켰다. 두 회사 협력으로 실적 개선을 기대했지만 아직까지는 시장에서 별다른 변화가 없는 모습이다.
MSD·화이자제약의 ‘스테글라트로’(성분명 에르투글리플로진)는 작년 8월부터 경쟁에 본격 가세했다. MSD는 DPP-4 억제제 1위 ‘자누비아’로 호흡을 맞춰온 종근당과 공동판매 계약을 맺고 시장 공략에 나섰다.
◇체중 감소·혈압 강하·심혈관계 긍정적 효과 등 성장 비결
SGLT-2 억제제 계열 당뇨치료제가 약진하는 이유는 성능 면에서 DPP-4 억제제에 뒤지지 않는데다 체중 감량 효과까지 있기 때문이다.
현재 당뇨 환자는 혈당강하제인 ‘메트포르민’을 1차 처방약으로 복용한다. 하지만 이 약으로 혈당 조절이 안 되면 2차 치료제인 DPP-4 억제제나 SGLT-2 억제제 당뇨약을 처방받게 된다.
신장에서 포도당의 재흡수를 막아 소변으로 포도당 배출을 촉진해 혈당을 낮추는 SGLT-2 억제제는 인슐린에 의존하지 않는 작용기전을 가져 인슐린에 대한 신체 반응이 정상보다 감소되는 ‘인슐린 저항성’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