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백성주기자/기획 2] 해외에 비해 국내에 유독 발사르탄 의약품이 많은 이유가 ‘제네릭 난립’으로 지목되면서 발암가능 물질 검출 발사르탄 파동이 제네릭 문제로 옮겨가는 모습이다.
국내 허가된 발사르탄 함유 의약품은 총 571개일 정도로 제네릭 갯수가 많기 때문에 특정 원료의 안전성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판매중지나 회수 대상 의약품이 많아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발사르탄 사태 초기에 국회, 언론, 각 단체, 전문가들이 제기한 중국산 원료 사용, 제네릭 품질 문제, 신속한 유통 실태 파악 등이 제네릭 의약품 총체적 문제로 확대된 양상이다.
발사르탄 파동이 제네릭 난립과는 무관하다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발표가 나왔지만 시장에선 벌써부터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2013년부터 리피토·플라빅스 등 제네릭 ‘급증’
국내에선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 치료제를 비롯해 잘 팔리는 오리지널의약품의 특허 기간이 만료되면 제네릭 수백개가 시장에 나온다.
중국산 발사르탄은 전 세계에 판매돼 원료의약품으로 사용되고 있지만 한국과 달리 다른 나라에서는 발암물질 검출 사태로 문제가 된 복제약이 많지 않다.
캐나다에서는 21개 제품, 미국과 영국 각각 10개, 5개 제품에 판매 중지 조치가 내려졌다. 국내에서 76개사의 174개 품목이 판매 중지된 것과는 차이가 있다.
전문가들이 복제약이 난립하는 가장 큰 원인으로 꼽는 것은 위탁·공동 생동성시험이다. 위탁 생동성시험은 이미 생동성을 인정받은 의약품을 만들고 있는 업체에 똑같이 위탁해 의약품을 제조하면 별도 자료 제출 없이도 생동성을 인정받는 제도다.
공동 생동성시험은 여러 회사가 모여 비용을 공동 지불하고 생동성시험을 실시하는 것으로 참여하는 제약사 수에 크게 제한이 없다.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복제약 가격을 높게 책정해주는 정부 정책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국내에서 오리지널의약품 특허가 만료된 후 첫 번째로 나온 복제약 약가는 오리지널의약품의 59.8%다. 1년 뒤에는 53.55%로 인하된다.
반면 해외에서는 정부가 복제약 가격을 따로 통제하지 않기 때문에 시장에서 자율 경쟁을 통해 오리지널의약품의 최대 10%까지 떨어지는 게 일반적이다.
지난 10년간 제네릭은 특정 시점을 기점으로 급증했다. 지난 2007년부터 2016년까지 허가받은 신약은 360개에 불과했지만 제네릭 증가로 건강보험 의약품 수도 크게 늘었다.
주요 성분의 제네릭 추이를 살펴보면 공통적으로 2013년 이후 폭발적인 증가세가 확연히 눈에 띈다.
2009년에 특허가 만료된 고지혈증치료제 ‘리피토’는 2012년 9월 기준 총 62개의 제네릭이 등재됐다. 2009년 44개, 2010년 50개, 2011년 51개와 비교하면 다소 늘었지만 확연한 상승폭은 아니다.
하지만 2013년 9월에는 급여등재된 제네릭 제품이 111개로 두 배 이상 늘었다. 1년 만에 리피토10mg은 34개에서 69개로 2배 이상, 리피토20mg도 16개에서 30개로 급증했다.
다른 관계자는 “공동(위수탁) 생동을 적극 활용하고 있는 중소제약사들의 경우에는 약가인하 제도를 포함한 정부의 규제정책 발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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