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양보혜기자] "전공의 파업 이후 우리 병원 응급실은 네댓명이 팀을 구성해 일하던 체제에서 응급의학과 전문의 1명, 타과 전문의 1명이 전체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응급실을 걸어올 수 있는 환자는 2차 병원으로, 응급환자만 선별해 진료를 보고 있다."
26일 전국 의사 2차 총파업 첫날 서울 한 대학병원 응급의학과 A교수는 이 같은 응급실 상황을 전했다.
이 병원은 통상 인턴 2명, 레지던트 2명, 전문의 1명이 한 팀을 이뤄 100~200명의 응급환자를 진료해왔다.
그러나 의대정원 확대 및 공공의대 설립 이슈가 터지면서 지난 14일 전국 의사 1차 총파업 이후 12일만에 2차 총파업이 강행되면서 전공의가 모두 빠진 응급실을 전문의 2명이 커버하고 있다.
A교수는 "일반적으로 가벼운 술기나 설명부터 기관 삽관과 같은 어려운 시술까지 연차별로 전공의들이 나눠 맡고, 전문의들은 이 모든 일을 감독하고 모니터링하며 응급실 전체 상황을 조율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대다수 인턴과 레지던트가 업무를 중단하면서 전문의들이 이 모든 일을 맡고 있다. 법과 정책을 통해 지방 발전을 강제적으로 추진하는 일은 성공하기 어려우며, 소수가 이 같이 많은 응급실 업무를 하는 일은 위험하다"고 우려했다.
수도권 대학병원 응급실도 상황은 비슷했다. 응급실을 전문의 1명과 타과 전문의 1명 그리고 간호사들이 커버하며, 환자를 위험도에 따라 선별해 진료하고 있었다.
수도권 한 대학병원 응급의학과 B교수는 "지난 14일 데이 타임에는 혼자서 간호사들과 응급실에 온 환자를 커버한 적도 있다"며 "오늘은 필수 인력으로 배치된 전공의 1명과 응급환자를 봤는데, 가급적 정부가 몽니를 부리지 않고 의료계의 주장에 귀 기울여줘 대치상황이 조속히 마무리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