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양보혜기자] 국내 제약사들이 헬스케어 벤처 투자에 나서고 있다. 지분 확보를 통해 의료기기, 디지털 치료제 등 사업 다각화는 물론 투자 수익 확보로 일석이조의 효과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다양한 헬스케어 벤처에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동화약품이 의료기기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을 위해 넥스트바이오메디컬에 40억원 규모의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이 회사는 약물전달플랫폼 기술을 기반으로 바이오-메디컬 융합 혁신형 치료제와 치료기기를 개발한다. 내시경용 체내지혈제(넥스파우더)와 혈관색전미립구(넥스스피어)의 제품화에도 성공했다.
현재는 고분자 플랫폼 기술을 기반으로 한 간암치료용 혈관색전미립구, 황반부종치료제 등을 차세대 제품으로 개발하고 있다. 작년 7월에는 메드트로닉사와 넥스파우어 글로벌 판권 이전 계약도 체결했다.
앞서 동화약품은 지난해 7월 의료 인공지능(AI) 전문기업 '뷰노'에 30억원을 투자한 데 이어, 에스테틱 바이오기업 '제테마', 모바일 헬스케어기업 '필로시스', 헬스케어 스타트업 '비비비' 등의 지분도 보유하고 있다.
한독도 지분 투자를 통해 요즘 핫한 디지털 치료제 개발에 뛰어들었다. 지난 22일 스타트업 '웰트'에 30억원 규모의 지분투자를 진행, 알코올 중독 및 불면증 디지털 치료제 공동개발에 대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한독은 바이오신약은 물론 의료기기, 디지털치료제까지 R&D 영역을 넓힐 수 있게 됐다. 특히 한독은 이 두 치료제에 대한 국내 시장의 독점적 판매권을 확보했다.
뿐만 아니라 웰트가 개발하고 있거나 개발 예정인 디지털 치료제에 대한 국내 공동개발 및 사업화에 대한 우선 검토권을 갖는다.
의사 출신 강성지 대표가 설립한 웰트는 지난 2016년 삼성전자에서 스핀오프한 스타트업으로, 정부기관과의 협력과 함께 글로벌 디지털치료제산업협회 ‘DTA’에 아시아 최초 멤버로 가입해 활동하고 있다.
국내 제약사들에게 러브콜을 받고 있는 에이프릴바이오의 2대 주주로 유한양행이 등재됐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30억을 투자해 지분 4.89%를 확보한 후 추가 100억원 출자를 단행했다.
이 회사의 경쟁력은 '지속형 SAFA 플랫폼'에 있다. 바이오의약품은 체내에서 빠르게 흡수돼 매일 약물을 투여해야 하지만, 이 기술을 활용하면 주사된 약물이 인체 내 머무는 시간이 늘어난다. 반감기가 길어진다는 것.
앞서 안국약품은 지난 2015년부터 SAFA 플랫폼 기술을 적용한 지속형 호중구감소증 치료제와 지속형 성장호르몬 결핍 치료제를 도입,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에이프릴바이오는 올해 미국에서 임상1상을 준비중인 자가면역질환 치료제(CD40L 타깃) APB-A1, 전임상 단계인 염증성 자가면역질환 치료제(IL-18) APB-R3, 남성불임 치료제(FSH) APB-R2 등을 개발하고 있다.
국내 제약사들이 이처럼 다양한 헬스케어 벤처 투자에 나서는 이유는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 신사업을 추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스타트업 역시 자금력을 갖춘 제약사가 투자자로 나서 연구개발에 집중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제약사는 지분 투자로 새로운 기술과 사업 확장을, 스타트업은 안정적인 투자처를 확보하는 '윈윈 게임'이 가능하다"며 "이에 차별화된 플랫폼 기술을 갖고 있거나 새로운 의료기기, 디지털 치료제 등을 개발 중인 벤처들을 발굴하기 위한 노력이 강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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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보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