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양보혜 기자] 최근 일부 국내 제약사들이 경영 체제를 개편해 의사결정 구조를 바꾸고 있다. 성장 및 리스크 방어를 위한 전략적인 선택으로 분석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제약, 바이로메드, 알리코제약, 대웅제약 등 제약사들이 오너 체제에서 전문경영인 체제로 혹은 그 반대로 경영 방식에 변화를 주고 있다.
서울제약은 최근 신임 대표이사에 황우성 씨를 선임했다고 공시했다. 김정호 대표이사가 일신상의 사유로 사임했기 때문이다.
오너 체제였던 서울제약은 2013년 박진규 대표이사를 선임하며 전문경영진 체제로 전환했었다. 2015년부터 대표를 맡았던 김정호 대표는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재선임됐다.
그는 취임 후 해외 수출을 통한 이익구조 개선으로 적자에 허덕인 서울제약을 흑자 전환시켰다. 인도네시아 제약사와 90억원 규모의 발기부전약 공급계약 체결 등으로 경영 성과도 인정받았던 터라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신임 황우성 대표는 창업주 황준수 명예회장의 장남으로, 대우그룹 기획조정실에서 근무하다가 지난 1995년부터 서울제약에서 근무했다. 2013년 대표이사직을 맡다가 떠난 뒤 다시 키를 잡게 됐다.
바이로메드는 김용수·김선영 공동 대표체제에서 창업주인 김선영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했다. 김선영 대표는 2009~2010년에 대표이사를 맡은 바 있으며, 이후 연구개발 부문을 총괄했다.
하지만 최근 2개월간 두 대표가 공동 경영체제로 운영하면서 업무 인계·인수를 마친 뒤 김 대표 혼자서 조직을 책임진다.
대신 9년간 회사를 맡아왔던 김용수 대표는 자리에서 물러난다. 김 전 대표는 인티큐브 대표, 로커스 테크놀로지스 대표, 삼성 디자인 아메리카 최고재무책임자(CFO) 등을 거처 2009년 바이로메드에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초기 회사가 자리매김하기 위해 전문경영인의 역할이 중요하지만, 점차 성장기에 접어들면서 연구개발이나 생산 등에 관한 전문적이고 시기적절한 의사결정이 필요함에 따라 단일 체제로 돌아간다.
김선영 대표는 사업을 하면서 줄곧 유지해왔던 서울대 교수직도 내려놓고 경영에 매진할 계획이다. 앞으로 3년간 'VM2020' 임상 3상 종료, 미국 생산시설 가동 및 시판허가 신청 및 승인, 판권 이전 등의 작업을 추진한다.
오너 체제 선호 및 강화는 제약업계에서 일반적이다.
GC녹십자의 허은철 사장은 올해 초 열린 주주총회에서 연임됐다. 허 사장은 GC녹십자의 창업주인 고(故) 허채경 회자의 손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