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하는 국내 제약·바이오업체들이 늘고 있다. 이는 전문성이 중요한 제약업계 특성과 의사 결정의 효율성 등을 고려한 선택으로 해석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바이로메드, 셀트리온헬스케어, JW중외제약, 삼천당제약, 신신제약 등이 각자 대표 체제로 전환한다고 공시했다. 이들 중에는 경영체제 자체를 변경한 회사도 있고, 인물만 교체한 곳도 있다.
각자대표 체제는 2인 이상의 대표가 각자 회사를 위해 단독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경영 시스템이다. 이와 달리 공동대표 체제는 2인 이상의 대표들이 모두 합의해야만 효력이 생긴다.
전원 합의가 필요하기에 의사결정에 드는 시간이 길지만 방만한 경영을 막을 수 있는 공동대표 체제와 대조적으로 각자대표는 각자 독립된 권한을 가져 신속한 의사결정은 가능하지만 권한을 둔 갈등이 생길 수 있다.
그러나 국내 제약·바이오업체들 가운데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하는 사례들이 빈번하게 나타났다. 그 이유는 두 가지로 추정할 수 있다.
우선, 회사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업무의 복잡성이 증가해 해당 분야에 전문성을 갖춘 리더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바이로메드, 셀트리온헬스케어, JW중외제약 등은 이 같은 연유로 각자대표 체제를 도입한 사례다.
바이로메드는 최대주주인 김선영 연구개발센터 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 기존 김용수 대표와 함께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한다고 공시했다.
김선영 대표는 연구개발 경력을 살려 R&D 부문을 총괄하고, 김용수 대표는 회사 경영 전반에 관한 업무를 관장한다.
특히, 당뇨병성 신경병증 치료제 'VM202'의 미국 임상을 성공적으로 완료하고 신약 허가신청, 차세대 파이프라인 개발 등에 주력한다.
김선영 대표이사는 "바이로메드는 15년간의 노력이 결실을 맺어야 하는 시점에 와 있다"면서 "임상시험 완료, 시판허가, 생산시설 확보와 같은 당면 과제는 물론, 신개념 통증치료제의 등장에 따른 시장의 교육 등 도전적 이슈들을 능동적으로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셀트리온헬스케어 역시 김형기 대표를 신규 선임함으로써 김만훈 단독대표 체제에서 김만훈·김형기 각자대표 체제로 바꿨다.
'해외 영업통'으로 불리는 김만훈 대표가 해외 법인 설립, 해외 영업 및 마케팅 활동 등을 총괄하고, 창립 멤버이기도 한 김형기 대표는 재무책임자(CFO) 역할을 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