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천대학교 길병원과 유한양행이 불법 리베이트 수수 주범으로 부각되면서 한편으로는 불편함을 피력하고 있다.
해당 병원과 제약사는 리베이트 소식이 알려지면서 억울함을 호소하는 모습이다.
양측은 “수사를 받은 의사들은 레지던트들로 현재 한명도 남아있지 않다”, “최근 인수한 자회사의 지분 취득 전(前)에 벌어진 사안”이라는 해명을 내놨다.
1일 검찰 및 제약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검 식품의약조사부(부장 이준엽)는 길병원 의사 10여 명이 유한양행의 자회사인 영양수액제 전문 기업인 엠지(MG)로부터 불법 리베이트를 챙긴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검찰은 길병원 의사들이 영양수액제 1개당 2000∼3000원의 현금을 받았으며, 1인당 챙긴 돈은 최소 300만원에서 많게는 1000만원을 넘긴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5년간 벌어진 MG와 대형병원 불법 거래에 대해 검찰은 대대적인 조사를 진행, 길병원뿐만 아니라 다수 병원에서 이 같은 혐의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유한양행은 “이번 건은 지난 2014년 경 벌어진 일에 대한 수사로 알고 있다. MG에 대한 검찰 수사도 작년 초 마무리된 것으로 보인다”며 관련성을 부인했다.
문제가 불거진 자회사 MG는 유한양행이 작년 여름 지분을 획득, 최대 주주가 됐기에 해당 사건의 연관성이 거의 없다는 설명이다.
그는 “과거 MG가 생산한 수액을 우리가 판매해 왔지만 불법 리베이트 제공과는 무관하게 영업했다”면서 “단순히 유한양행의 자회사라는 사실만 부각되고 있어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길병원 역시 불편한 심경을 토로했다. 최근 “연구중심병원 선정과 관련한 불법 로비 수사로 언론의 표적이 되고 있다”는 불만이다.
실제 이번 검찰의 수사 대상에는 길병원뿐만 아니라 20개 의료기관이 명단에 올랐다. 이미 수년 전부터 수사가 진행되면서 경과 발표가 있었지만 길병원의 다른 문제가 불거지면서 다시 수면 위로 부상했다는 것이다.
영업사원 수첩에 적힌 대학병원 의국장, 레지던트 등에 대해 조사를 진행한 검찰은 현재 수사를 마무리, 발표 시기를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달 중 발표 가능성이 높다는 전언이다.
최근 길병원은 병원장과 비서실장이 보건복지부 고위직에 뇌물을 건넨 사실이 발각되면서 도덕성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었다.
병원 관계자는 “유독 길병원만을 부각시켜 최근 벌어진 사태들과 연결 짓는 사례가 많아졌다”면서 “수사 대상인 의사 대다수는 당시 레지던트 신분으로 현재는 단 한명도 이곳에 남아있지 않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