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양보혜기자] 올 한해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의 기술수출액이 1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확인됐다. 코로나19 장기화 여파에도 불구하고 값진 성과를 일궈낸 것이다.
한국 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금년도에 국내 업체들이 체결한 기술이전 계약은 총 13건(9개 업체)으로, 전체 계약금액 규모는 10조1492억원으로 확인됐다.
10조 성과를 일궈낸 일등공신인 다름 아닌 '바이오벤처'다. 특히 레고켐바이오는 13건 중 4건의 계약을 체결하며 대활약을 펼쳤다.
레고켐바이오는 미국 픽시스 온콜로지(픽시스)와 항체-약물 복합체(ADC) 항암제 후보 물질인 ‘LCB67’의 개발 및 전 세계 판권(한국 제외)에 대한 3255억원 규모의 글로벌 기술 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올 4월 레고켐바이오는 영국 익수다테라퓨틱스와 4963억원 규모의 원천기술 이전 계약과 5월 2722억원 규모의 항암신약 후보물질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10월에는 중국 시스톤에 항암 후보물질을 4000억원에 수출했다.
4건의 계약으로 올해 총 1조5000억원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달성했다. 기술이전 계약 건수로는 레고켐바이오가 선두를 달렸지만, 단일 계약 금액으로는 알테오젠이 가장 많았다.
알테오젠은 글로벌 10대 제약사(비공개)에 인간 히알루로니다제 원천기술을 4조6770억원에 넘겼다. 보로노이는 돌연변이 비소세포폐암, 고형암치료 후보물질을 7200억원에 미국 나스닥 상장사 '오릭'에 기술수출했다.
퓨쳐켐은 2건의 낭보를 알렸다. 지난 5월 오스트리아 이아손과 16억원의 계약을 맺었고, 9월에는 중국 HTA와 약 6500억원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올릭스는 유럽 안과 전문 제약사인 테아오픈이노베이션에 4564억원 규모의 신약 후보물질 수출에 성공했다.
제약사 가운데 한미약품이 가장 우수한 성과를 냈다. 비만·당뇨 치료제로 기술 수출했다. 특히 퇴짜를 받은 신약 물질인 '에피노페그듀타이드'(HM12525A)의 재수출을 이뤄냈다는 점에서 더 의미 있다.
한미약품은 미국 MSD에 에피노페그듀타이드를 비알코올성지방간염(NASH) 치료제로 1조273억원에 팔았다. 기술수출 계약 파기 아픔을 새로운 기회로 만들어낸 셈이다.
유한양행은 지난 8월 기능성 위장관 질환 치료제를 5000억원에 미국 프로세사 파머수티컬에 판매했다.
계약금 24억원 외 나머지 금액은 임상 및 허가, 상용화 단계가 성공할 때마다 순차적으로 받게되며 제품 상용화 후에는 순매출액의 일정 비율로 로열티(저작권료)를 받게 된다.
JW중외홀딩스는 지난 10월 중국 산둥뤄신제약그룹과 종합영양수액제 `위너프` 제조 기술 라이선스 및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규모는 총 443억원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전체 산업이 위축되는 양상을 띄었지만 국내 제약, 바이오기업들이 글로벌 업체들과 다양한 기술수출 계약을 맺으면서 K-바이오 저력을 보여줬다"며 "이 같은 추세가 앞으로 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