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다영 기자] 한의계가 전문의약품 응급키트 사용을 놓고 의료계와 첨예하게 갈등을 빚는 상황에서 대한의원협회가 한의계를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대한의원협회는 13일 성명서를 발표해 한의계의 전문의약품 응급키트 사용은 "환자를 마루타 같은 실험대상으로 생각한다는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성명서에는 "동의보감에 아나필락시스에 대한 내용이 있는지, 에피네프린, 항히스타민이라는 치료제가 동보보감에 나오는지, 설령 나온다고 하더라도 한의계가 투여용량이나 방법을 제대로 아는지 반문하고 싶다"면서 "이는 한방이라는 학문을 포기하겠다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꼬집었다.
대한의원협회는 최근 발생한 봉침 사건과 관련해서도 한의계 대응을 문제삼았다.
협회는 "최근 한의원에서 봉침을 맞은 환자가 아나필락시스에 의해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봉침은 벌침에 알러지 반응이 있는 환자에게는 금기로 사전에 알러지반응 검사가 수반돼야 하는 치료다. 또 쇼크를 대비해 사전에 다양한 준비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방이라는 학문의 한계상 알러지 반응에 대한 사전검사의 개념이 없고 아나필락시스가 발생했을 때 대처할 방법이 전혀 없다. 따라서 한방은 봉침과 같은 알러지 유발 가능성이 있는 치료는 애초에 시행하지 않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2015년 경희대 한의대 연구진이 발표한 벌에 쏘인 후 아나필락시스가 발생했을 때 북소리가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를 들며 한의계 주장에 반박했다. 당시 연구진은 북소리는 급성쇼크사와 저혈압의 원인인 히스타민의 분비를 억제하고 심장박동 소리와 비슷해 교감신경계를 활성화시켜 혈압, 심장박동 등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결과를 내놨다.
협회는 "봉침에 의한 아나필락시스가 발생해서 환자에게 피해를 줬다면 한의학의 한계를 인정하고 봉침치료를 중단하는 것이 제대로 된 의료인의 자세"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운 적도, 사용한 적도 없고 투여량이나 방법조차 모르는 에피네프린, 항히스타민제와 같은 현대의학 의약품을 사용하겠다는 것은 환자를 마루타 같은 실험대상으로 생각한다는 것이며 한방이라는 학문을 포기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한의학을 포기하고 현대의학을 다시 공부하라"면서 "한의학을 포기하기 싫다면 에피네프린 운운하지 말고 경희대 연구진이 개발한 북소리를 울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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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다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