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발전과 환자 만족 가능 '입원전담전문의''
최종수정 2018.08.06 12:41 기사입력 2018.08.06 12:41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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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서 워라밸 충족 유일 직종"
"보상 적고 역할 정립 아직 미비한 측면 개선돼야"
"시범사업 병원 환자들 만족도 높고, 특히 간호사들 굉장히 긍정적"
"입원전담전문의는 팀제 운영이 바람직"



[데일리메디 박다영 기자] 지난 7월부터 주 52시간 근무제가 도입되면서 하루가 다르게 노동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의료기관의 경우 특례업종으로 규정돼 있어 주 52시간 근무는 '그림의 떡'으로 여겨지는 가운데 의료인 중에서 유일하게 "자기 생활을 가질 수 있는 워라밸이 가장 큰 장점이다"라고 말하는 이들이 있다. 바로 입원전담전문의다. 입원전담전문의제도는 입원 환자의 안전을 책임지고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에 따른 의료인력 공백을 해소하기 위해 지난 2016년 9월 도입됐다. 하지만 시범사업은 일부 병원에서만 시행돼 아직 의료인들 사이에서도 인식이 높지 않다. 데일리메디는 입원전담전문의협의회 김준환 홍보이사(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를 만나 입원전담전문의가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장단점은 무엇인지, 앞으로 제도가 어떤 방식으로 자리 잡아야 할지 등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주]

Q. 입원전담전문의 하루 일과는
주간 근무와 밤 근무의 스케줄이 다르다. 주간 정식근무시간은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나는 보통 1시간에서 1시간 30분 정도 일찍 출근한다. 도착해서 하루 업무를 준비한다. 오전 8시부터 9시까지는 밤사이에 있었던 일을 파악한다. 밤 근무자에게 업무를 인계받고 급하게 처방할 환자들을 파악한다. 이를 처리하고 나서 9시에서 10시부터는 회진을 돈다. 회진을 돌면서 환자들이 요청한 것을 10시에서 12시 사이에 처리한다. 이때 의무기록을 쓰기도 한다. 12시부터 1시까지 점심을 먹고 1시부터 다시 오전의 일정을 반복한다. 새로운 환자가 입원하는 시간도 오후 1시다. 의무기록을 쓴다. 4시부터 5시까지 오후 회진을 돈다. 5시 45분부터는 저녁 근무자에게 인계한다. 밤 근무자는 이를 역으로 한다.


Q. 입원전담전문의로 근무하면서 느끼는 장단점은 
가장 큰 장점은 '워라밸'이다. 주 52시간 근무 등의 제도가 도입되면서 사회적으로 일과 삶의 균형이 중요한 가치로 떠오르고 있다. 의료계에서 워라밸을 지킬 수 있는 직종은 입원전담전문의가 유일하다고 생각한다. 대체로 주 40시간 정도 일한다. 밤 근무가 있지만, 주간에 2주 근무하면 한 주 쉬는 방식이다. 주변 동료들은 이 시간에 여행을 다니거나 가족끼리 시간을 보낸다. 입원전담전문의는 워라밸을 가질 수 있는 유일한 의료인이 아닐까 한다.


반면 제도가 제대로 자리 잡지 못했기 때문에 단점도 있다. 밤 근무나 휴일 근무에 대한 보상이 아직 적은 편이다. 또 병원 내에서 역할이 아직 명확히 정립되지 않았다. 전공의 4.5년차, 또는 5년차라는 말이 있다. 병원협회, 정부, 입원전담전문의협의회가 함께 힘을 합쳐 이 부분을 해소해나가야 한다. 명확하게 역할을 정립하고 자부심과 사명감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남이 가지 않았던 길이다. 새로운 직종이기 때문에 불안함과 낯설음은 불가피하다. 시간이 약이 될 것이다. 외부에서는 불안정하지 않냐고 하지만 요새 100% 안정적인 직종이 있을까. 장점에 대해 메리트를 느낀다면 해볼 만 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Q. 입원전담전문의제도에 대해 본인들과 환자, 동료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아직 모르는 분들이 많다. 모든 병원에 있는 것이 아니고 제도를 시행하는 일부 병원에서도 특정 진료과만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제도를 시행하는 병원에서는 만족도가 꽤 높다. 입원전담전문의협의회에서 만족도를 조사하면 60% 정도가 만족한다. 제도 초기임을 고려했을 때는 낮지 않은 편이다. 눈여겨볼 만 한 점은 특히 함께 근무하는 간호사들의 만족도가 높았다는 사실이다.

입원전담전문의와 함께 근무하는 간호사는 그렇지 않은 간호사보다 만족도가 8배 이상 높은 것으로 알고 있다. 간호사들의 열악한 노동환경도 해결할 수 있는 방편이 될 것이다.


입원전담전문의라는 명칭이 어려워서인지 환자 중에는 모르는 분들이 더 많다. 그래도 한 번 입원했던 분들은 좋은 피드백을 준다. 면담을 자주 할 수 있고 응급상황이 발생하면 대처가 빠르다. 환자들이 이 부분에 대해 크게 만족하고 있다. "다시 입원할 일이 생기면 꼭 다시 이 병동에 입원하고 싶다", "이 병동으로 입원하고 싶었는데 못 오게 돼서 속상하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환자들에게 이런 말을 들을 때 가장 보람을 느끼고 뿌듯하다.

입원전담전문의는 의료인, 환자 모두의 만족을 높일 수 있는 제도다. 환자 안전이 점점 중요하게 여겨지는 만큼 앞으로는 그 역할이 커질 수밖에 없다. 관심을 두고 문의하는 입원전담전문의협의회 쪽으로 문의하는 병원들도 늘어나고 있다.


Q. 입원전담전문의 제도가 왜 필요하다고 생각하는지, 어떤 방식으로 자리잡았으면 좋겠나
입원전담전문의는 필요한 제도다. 환자 안전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 전공의법이 시행되면서 교수들의 근무가 110시간으로 늘었다고 말할 정도로 인력 공백에 대한 문제가 병원 내에서 커지고 있다. 교수들이 너무 바빠지면서 절대적으로 환자를 마주할 시간이 부족해졌고 환자들은 이에 대한 갈증이 커지고 있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이 바로 입원전담전문의다.


또 병원 입장에서는 입원전담전문의를 도입하면 계속해서 발전하고 혁신을 만들어나갈 수 있다. 환자 요구를 받아들이고 이에 대해 빠르게 피드백을 해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입원전담전문의를 통해 병원은 환자와 직접 소통하고 관계를 맺는 창구를 마련하게 된다. 이를 받아들이는 과정이 계속되면서 병원이 유기체처럼 환자들이 더 만족할 수 있는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입원전담전문의가 팀제로 운영되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시범사업에서는 수가를 받기 위해 병원당 2명 이상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응급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하고 효율적으로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 팀의 형태가 이상적이다. 서로 부족한 점을 보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 역시 5명으로 구성된 팀으로 시작했다. 그 때문에 아직 버티고 있다. 입원전담전문의에 재정적인 지원이 이뤄져 팀으로 운영되도록 자리 잡으면 좋겠다.


Q. 앞으로 입원전담전문의협의회가 나아갈 방향은

단체로서 목소리를 낼 것이다. 입원전담의 병동에 입원했던 환자들은 좋은 평가를 하지만 아직 모르는 국민들이 많다. 병원 내에서도 아직 이 제도를 모르는 의료인들이 많다. 입원전담전문의협의회는 대국민, 향후 입원전담전문의가 될 사람들에 대해 다각도로 홍보하고자 한다.


각종 토론회, 공청회에 참여해 제도에 대해 목소리를 내고 많이 알릴 것이다. 또 의료인 중에서는 전공의들에게 많이 알리려 한다. 2017년 내과 전공의 수련 기간이 3년으로 단축돼 2020년이면 1500명의 내과 전문의가 배출될 것으로 예상한다. 관심 있는 많은 전공의가 지원할 수 있도록 올 하반기와 내년에 중점적으로 홍보할 예정이다. 입원전담전문의가 할 수 있는 일은 최대한 노력해서 환자가 만족하는 것, 의료 질 개선을 이뤄내는 것이다. 병원에 입원한 입원환자 치료의 혁신, 패러다임의 변화를 이뤄낼 것이다.
 

협의회는 더욱 정책적 차원으로 접근할 것이다. 시범사업 이후에는 병원이 추가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 이때는 환자가 부담해야 할 비용이 생긴다. 협의회의 주장만으로는 어렵다. 사회 다른 단체들, 국민들과 협력해서 논의해나갈 것이다. 이런 역할들을 해나가면 5~6년 후에는 학회로 자리매김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박다영 기자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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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혀니맘 08.06 13:43
    서브타이틀 오타 수정이 필요합니다. 총족→충족
  • 관리자 08.06 14:10
    수정했습니다. 관심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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