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대 꿈꿨던 실력 반영된 교수의 '심장CT 영상기법'
최종수정 2018.07.26 05:36 기사입력 2018.07.26 05:36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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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메디 정숙경 기자] 숨을 오래 참기 어려워하는 소아를 위해 자유 호흡 상태에서 정확한 진단을 얻는 독자 영상기법을 국내 의료진이 개발했다.
 

 "성인보다 변수 많은 어린이환자 진료 사명감으로 개발"

서울아산병원 영상의학과 구현우 교수[사진]는 25일 데일리메디와 만난 자리에서 “지멘스코리아와 협업을 통해 호흡의 한계를 넘은 소아 심장 CT(컴퓨터단층촬영) 영상기법을 개발하게 됐다”고 밝혔다.

지멘스 헬시니어스는 연구에 사용된 심장 박동 및 호흡 정보 정밀 제어 장치를 개발해 의료진에 제공했다.

 

특히 다양한 공동연구 협약을 통해 환자 진단 및 치료에 임상적으로 유용한 정보를 확보할 수 있는 기법을 개발하는 데 힘을 모은 것이다.

그림과 미술에 대한 관심이 많았던 구현우 교수는 고등학교 시절까지만 해도 미대로 진학을 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갑자기 의대로 방향을 바꾸면서 영상의학과 의사라는 길을 선택했다.

이번 연구를 이끈 구 교수는 현재까지 150편 이상의 소아 관련 논문을 해외학술지에 발표해 왔다. 눈에 띄는 것은 그림 등을 이용해 논문을 쓰면서 새로운 도전을 마다하지 않았다는 대목이다.


구 교수는 “사실 진료 현장에서는 좋은 아이디어를 가진 교수들을 많이 발견할 수 있다. 하지만 좋은 아이디어라고 하더라도 우선순위가 있기에 혼자서 기술을 개발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다행히 서울아산병원은 다양한 데이터가 축적돼 있고 높은 의료 서비스 수준을 바탕으로 의료기기 개발에도 관심을 둘 수 있는 분위기다.


구 교수는 “예전과는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여전히 의학, 그리고 병원에는 보수적인 성향이 강하다.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의미”라면서 “소아 심장 CT 영상기법을 개발하면서도 이러한 점이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말했다.


사실 성인 진료도 적지 않은 어려움이 따르지만 소아 진료는 언제, 어디서 변수가 발생할지 모른다. 그럼에도 구 교수는 어렵고 힘들지만 소아 진료에 대한 사명감을 지니고 있다.

지난 2015년에는 어린이 진단용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를 방사선 노출 걱정이 없게 관리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2006년 8월부터 2011년 7월까지 5년간 서울아산병원에서 CT를 찍은 15세 미만 어린이 1만3803명의 실제 방사선 노출량을 분석한 결과, 98.4%의 어린이에게서 연간 2mSv(밀리시버트) 이하의 수치를 보였다.
 

이는 CT를 한 번도 찍지 않은 일상생활 중 자연히 노출되는 연간 자연 방사선 피폭량 2.5mSv보다 낮은 수치로 진단 검사용 CT의 안전성을 입증하는 결과다.


이토록 소아 진료에 무게중심을 두는 이유는 무엇일까.


구 교수는 “심장 CT 촬영에 있어 그 동안 검사 시간이 40초에 달하다 보니 성인은 물론이거니와 특히 소아는 더욱 힘들었다”며 “숨을 참을 수 있는 연령이 6살이라고 알려져 있는데 그 이하 나이는 전신마취가 필요하다”며 위험성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호흡이 불규칙적이면 정확한 검사가 힘들고 더욱이 전신마취를 여러번 할 경우 발달장애가 일어날 수도 있다는 보고도 나온다”며 "그렇다면 이를 해결할 연구에 힘을 쏟아야 하는 것이 의료진의 역할이다. 기본과 원칙을 지키려는 신념"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기술 개발로 호흡을 편하게 하면서도 정확한 검사 결과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감을 표했다.

여기에 환자 안전은 최근 들어 잇따라 발생하는 사건, 사고로 의료기관에서는 단연 화두다.


구 교수는 “물론 소아 진료에 사용되는 제품이 다품종 소량 생산의 개념으로 개발 및 출시가 여러운 것은 사실이지만 시장성만을 생각하기 보다는 의료기관과 제품을 다루는 업체들이 사명감을 가질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숙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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