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대신 예비군훈련 참석 적발된 제약 영업사원 왜?
최종수정 2018.06.26 06:00 기사입력 2018.06.26 06:00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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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메디 박다영 기자] 한 제약사 영업사원이 의사를 대신해 예비군 훈련에 참석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회적으로 파장을 일으킨 가운데 제약계와 의료계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선을 긋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지난 6월7일 제약사 영업직원(MR) A씨가 원주시 소재 개인의원 원장인 B씨를 대신해 예비군 훈련에 참석했다가 허위 신분이 적발됐다.


예비군 동대 훈련에 참가한 A씨가 총기를 받으며 신분증을 제출했으나 사진과 실물이 달라 30여 분만에 들통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해당 사건에 대해 경찰이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는 중이며 A씨는 조사 과정에서 “자발적 행동”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일부 매체에는 영업 압박으로 의사를 대신해 제약사 영업직원이 예비군에 참석한 것으로 보도됐다.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예비군을 대신 참석시키는 위법 행위는 어디서도 본 적이 없는데 지나친 요구다’, ‘제약 영업이 듣던 대로 힘든 일인 것 같다’, ‘법도 넘어서는 갑질이다’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하지만 해당 제약사는 A씨와 B씨는 의사와 제약사 영업직원이라는 갑을 관계가 아닌 개인적 친분으로 인한 관계라고 설명했다.


해당 제약사 관계자는 데일리메디와의 통화에서 “개원의가 운영하는 병원은 원주 소재이며 해당 직원은 강릉 지역을 담당하고 있다”면서 “직원 A씨는 입사 2년차인데 원주 개원의와 4년 전부터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담당 지역이 아닌 곳에서 거래를 위한 영업활동을 할 필요도, 할 수도 없다. A씨 소속 때문에 제약사 영업직원과 의사라는 갑을관계 프레임에 놓였을 뿐 실제 A씨의 실적 압박과 예비군 대리 출석에는 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려울 것 같다”고 전했다.


제약계의 한 영업사원은 “예비군 대리 참석은 법을 어긴 행동인데 이런 일은 있어서도 안 되고, 있을 수도 없는 일”이라며 “제약영업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낮아서인지 한 번 이런 일이 터지면 모든 영업사원이 해당된다고 보는 시선이 있다. 영업 환경이 이전과는 달라져서 미디어에 비춰지는 모습은 많지 않다”고 말했다.


개원의들 역시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산부인과 A원장은 “예비군을 대리 출석한 것은 엄연한 범법행위”라면서 “매우 드문 경우이고 있을 수가 없는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내과 개원의 B원장은 “선샤인액트 시행 이후 개원의들 사이에서는 제약사 영업직원을 만나는 것을 꺼리는 분위기가 많다”면서 “이전에는 영업사원들을 만나서 밥을 먹거나 커피를 마시는 일이 종종 있었는데 이제 본인의 이름이 공개되기 때문에 괜히 만나는 것을 꺼리는 게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예비군 훈련에 대리 출석케 했다는 것을 ‘영업활동’이라고 부르는 것은 예외적인 경우에 국한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전보다 제약사 영업사원과의 접점이나 만남 횟수는 눈에 띄게 줄어든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비뇨기과 개원의 C원장은 “언론 보도 때문에 제약사 직원과 의사 간 관계가 과장되는 부분이 있다”면서 “사실 개원의가 된 후 예비군을 가는 경우가 흔치 않다. 전공의, 레지던트 이후  개원을 하고도 예비군을 가는 건 매우 드물다. 예비군을 대신 가는 것 역시 범법이다. 드물고 잘못된 사례가 의료계에 자리 잡고 있는 것처럼 묘사되고 있어 아쉽다”고 답답함을 피력했다.

박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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