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병원협회와 대한의사협회의 엇갈림이 계속되고 있다. 문재인케어에 대해 찬반 입장으로 나뉘던 것이 수가협상 결과로도 이어지는 모습이다.
우선, 문재인케어에 협조하겠다던 병협은 수가협상에서도 2.1% 인상이라는 성과를 거뒀다. 의협 협상이 결렬로 끝나면서 정부의 문케어 카운터 파트너로 인정을 받는 모습이다.
병협의 수가협상이 시작부터 원활했던 것은 아니다. 병협은 수가협상 마지막날인 지난 5월31일까지 국민건강보험공단 측과 협상을 진행했지만 여의치 않았다.
4차 수가협상을 마친 뒤 병협의 박용주 수가협상단장이 “너무나 간극이 큰데 좁혀지지 않아 아쉽다”라고 말했을 정도다.
협상이 병원계에 불리한 방향으로 진행되자 병협은 “문케어에 협조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엄포를 놓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병협이 문케어 반대로 돌아서며 보건의료 직능단체 중 유일하게 정부와 각을 세우고 있는 의협에 힘을 보탤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기도 했다.
하지만 병협은 최종적으로 2.1% 인상률을 수용하면서 정부와의 공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올해 하반기 상급병실료 급여화와 MRI 급여화 등 보장성 강화는 병원들의 협조가 필요한 정책이다.
공단과 병협이 수가협상을 타결함에 따라, 하반기 보장성 강화 정책에 대한 양 측이 협력할 가능성이 높다.
박용주 협상단장은 “향후 보장성 강화 정책 추진에 있어 수가 부족분이 반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병원 경영이 정상화돼야 의료의 질 향상과 환자안전에 세심한 배려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수가협상 타결에 이른 병협과 달리 의협은 대한치과의사협회와 함께 수가협상이 결렬됐다. 의협은 7.5%의 인상률을 제시했지만 돌아온 공단 제시안은 2.7%였고 최종 결렬된 것이다.
문케어 반대를 외치면서 2차 전국의사궐기대회까지 개최했지만 수가협상에서의 성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오히려 공단 강청희 급여상임이사로부터 “수가협상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라”는 비판을 받았다.
의협은 수가협상 과정에서 공단의 진정성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며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까지 탈퇴한 상황이다.
때문에 의원급 의료기관의 내년도 수가는 의협을 제외하고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의협 패싱이 현실화될 수 있는 것이다.
의협은 6월 중 전국의사 비상총회를 개최해 향후 집단행동의 방향성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의협 관계자는 “의협 패싱이 일어난다면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정부가 의료계와 대화를 하기 위해 설득한다면 의협 입장에 변화가 있을지는 모르겠다”며 “회원들이 현재 정부에 불만이 많다. 대화가 안된다면 실력행사를 해서라도 의협이 할 수 있는 투쟁은 모두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