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안과병원들의 가격 할인 등 인터넷 광고 물량 공세에 개원가의 고충이 심화되고 있다.
파격적인 할인을 조건으로 내거는 광고가 범람하면서 상대적으로 광고비 지출이 여의치 않은 개원의들은 환자유치 경쟁에서 밀릴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인터넷에 광고를 진행하는 의료기관 대부분이 병원급이거나 프랜차이즈 의원인 만큼 소규모 개원가에서는 이 같은 인터넷 광고로 인한 피해가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27년째 안과 의원을 운영 중인 A원장은 “그동안 별도 광고 없이 병원을 유지해 왔다. 환자의 자녀나 조카들이 소개를 받고 찾아온다. 하지만 의사 한 명이 운영하는 신생 개원가는 대규모 인터넷 광고를 버텨낼 수 없다”라고 말했다.
서울 강남의 B안과 원장은 “강남에는 대형 안과가 많다. 소규모 의원으로서 이들과의 경쟁은 쉽지 않다”라며 “대형 안과들은 소위 ‘댓글부대’를 고용한다는 얘기도 들었다. 의사 1인 체제에서는 엄두도 낼 수 없다”라고 토로했다.
인터넷 광고의 신뢰성에 대한 불만도 상당하다. 환자를 유인하기 위한 과장광고가 활개를 치면서 자칫 안과 전체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이어 “환자를 유인하는 미끼상품이 상당수다. 환자는 전문가의 진찰과 수술이 필요한 사람이다. 이익을 위해 수술을 판매하는 대상으로 보는 게 문제다”라고 덧붙였다.
D안과 원장은 “광고문을 들여다보면 결코 저렴하지 않은 경우도 많다. 광고 자체가 함정인 경우들이 있는데 환자 입장에서는 구분하기 어렵다. 10년 전에 라식, 라섹 수술은 지금보다 더 비쌌다”라고 일침했다.
대한안과의사회는 이러한 인터넷 과장광고에 대해 문제의식은 갖고 있지만 의사회 차원에서 제재할 도리가 없다는 입장이다.
대한안과의사회 이재범 회장은 “라식, 라섹은 비급여 항목이기 때문에 의사회 내에서 패널티를 가할 수 있는 방안이 없다"며 "술기가 아닌 가격으로 경쟁하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회원들 사이에서도 과장광고 관련 민원이 들어오기도 하지만 의사회가 나서 제재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자제를 당부하는 수준에 그친다"며 “앞으로 의사회 차원에서 자정노력과 교육을 꾸준히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