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생 47% '인격모독 등 인권침해 경험'
최종수정 2018.06.21 12:03 기사입력 2018.06.21 12:03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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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메디 박다영 기자] 절반에 이르는 의대생들이 한 달에 한 번 이상 인권침해를 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이하 의대협)는 19일 지난 4월 26일부터 8일간 의과대학 및 의학전문대학원학생(이하 의대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제1차 실습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해당 조사 참여자는 총 571명이었고 유효한 응답은 566건이었다.



그 결과 조사 문항 중 '피교육자로서 인권을 존중받지 못했다고 느낀 적이 얼마나 자주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한 달에 한 번 이상 28%(160건), 일주일에 한번 이상 15%(84건), 일주일에 세 번 이상이 4%(25건)를 차지했다. 47%에 달하는 응답자들이 한 달에 한 번 이상 인권 침해를 경험했다고 응답한 것이다.



응답자들이 경험한 인권 침해 내용으로는 인격모독이 49.9% (209건)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성차별적 발언이 18.1%(76건), 비속어와 욕설, 학생 인권에 대한 인식 부족 등이 11.7%(49건) 등으로 뒤를 이었다. 폭행을 당했다는 응답도 5건이 나왔다.



인권 침해를 당했다고 응답한 참가자 중 다수는 수직적이고 억압적인 분위기, 무의미한 대기시간 지속, 교육자의 이유 없는 화풀이, 휴일이 보장되지 않음, 일을 시키는 대상으로 여기고 성적으로 협박, 거추장스러운 존재로 여기고 방치하는 행위 등을 꼽았다.

이 외에 환자, 간호사 등 교육자가 아닌 사람들이 의대생을 무시한다는 응답도 나왔다. 응답자들은 환자가 의대생을 무시하는 언행을 했다거나 간호사가 불친절한 태도를 취했다고 설명했다. 시스템 문제, 의전원 차별, 종교적 자유의 침해, 자원공급의 부족, 이의제기의 방법 부족, 사생활 침해 등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의대생들은 '질문에 대답을 잘못할 경우 인격적 모독을 준다', '성차별적 발언, 의전원 학생들을 무시하는 발언을 한다', '갑자기 학회에 참석하라고 통보를 받거나 저녁 회식 자리 참석에 강요받는다', '교수님이나 간호사가 실습교육 이외의 병원 업무를 실습 학생들에게 시킨다' 등의 부당 사례를 실습 중에 직접 겪었다고 답했다.
 

의대협 김윤명 부회장은 “이번 연구를 통해 본과 3, 4학년의 화두였던 실습교육 실태가 수치화돼 알려졌다”며 “앞으로 한국의학교육학회와 함께 더 객관적인 문항을 개발하고 지속적으로 실태조사를 해서 더 나은 실습 교육 환경 조성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의대협 김정화 정책1국장은 “이번 조사를 통해 실습학생을 보호하면서 교육을 보장할 수 있는 제도가 어디에도 없음을 여실히 느꼈다”면서 “그런 제도를 만들기 위해선 학생들이 주체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번 조사를 시작으로 학생들이 배움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박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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