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이 보내는 질병신호 잡는 '스마트폰 청진기' 나온다
최종수정 2018.07.01 20:24 기사입력 2018.07.01 20:24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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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스마트폰으로 녹음한 심장 소리를 이용해 심장질환 여부를 진단하는 인공지능 애플리케이션(앱)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나올 전망이다. 환자를 대상으로 한 시험에서 진단 정확도가 최고 90%에 달했다.
 

강시혁·서정원 분당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신인식 카이스트 교수 공동 연구팀은 환자가 스마트폰으로 심장 소리를 녹음하고 의료진의 도움 없이 심장질환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연구용 모바일 앱(CPstethoscope)을 개발, 효과를 확인했다고 1일 밝혔다.
 

스마트폰 청진기 개념도
스마트폰 청진기 개념도 우선 사용자가 스마트폰 마이크를 가슴에 대고 심장 소리를 녹음한다.(좌) 이어 모바일앱(Cpstethoscope)을 구동하면 심음이 청진 되는 5곳을 사용자에게 알려주고 위치를 지정해 녹음한다.(중) 녹음되는 심장 소리의 음파를 보여줌으로써 녹음이 잘 진행되고 있는지도 보여준다.(우) [분당서울대병원 제공=연합뉴스]

 

심혈관질환은 세계적으로 사망 원인의 32%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흔하고 치명적이다. 소리 없는 살인자로 불릴 만큼 질병 초기에는 자각 증상이 없어 진단이 늦어지고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도 많다.
 

또 심장질환 여부를 진단하는 검사들도 대부분 복잡해서 해석이 어렵고 비용도 비싼 게 흠이다.
 

연구팀은 스마트폰을 청진기처럼 활용할 수 있다면 조기 진단율을 높이고 검사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연구에 나섰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 인공지능(AI)의 일종인 '나선구조신경망'으로 심장 소리를 분류하는 알고리즘을 고안했다.

나선구조신경망은 뇌 속 시신경 피질의 작동방식에서 영감을 받은 딥러닝의 한 유형이다.

마트폰 기종에 따른 심장질환 진단정확도
마트폰 기종에 따른 심장질환 진단 정확도[분당서울대병원 제공=연합뉴스]
 

 

심장 소리 녹음은 별도 기기를 추가하지 않고 스마트폰에 내장된 기본 녹음기능을 이용하도록 했다. 스마트폰 마이크를 가슴에 대고 10초간 심장 소리를 녹음하는 방식이다.
 

심장질환자 46명을 대상으로 한 시험 결과, 녹음된 심장 소리에 대한 AI의 진단 정확도는 최저 87%에서 최고 90%에 달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하지만 이처럼 높은 진단 정확도에도 불구하고 스마트폰 기기에 따라 음질에 차이가 있는 건 풀어야 할 숙제로 분석됐다. 실제로 이번 시험에서 65%의 환자에게서만 비교적 양호한 음질의 소리가 확보됐다. 이 때문에 연구자가 사용자 대신 녹음하고 녹음된 소리를 데스크톱으로 옮겨 잡음을 제거하는 절차를 거치기도 했다.
 

그런데도 스마트폰만으로 심장 소리를 청진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팀은 지속적인 연구를 거쳐 녹음부터 음성처리, 진단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환자 스스로 처리할 수 있는 모바일 앱을 내놓을 계획이다.

청진기를 통해 녹음한 심음과 스마트폰으로 녹음한 심음 비교
청진기를 통해 녹음한 심음과 스마트폰으로 녹음한 심음 비교 [분당서울대병원 제공=연합뉴스]
 

 

연구를 주도한 강시혁 교수는 "최신 스마트폰은 주머니 속 슈퍼컴퓨터"라며 "스마트폰을 이용한 심장질환 자가진단이 상용화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관련 국제학술지(JMIR mHealth and uHealth, Journal of Medical Internal Research mobile Health and ubiquitous Health)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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