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양보혜기자] 코로나19 치료제 개발로 주가가 급등한 국내 제약사들의 오너 일가가 지분을 대거 처분해 시세 차익을 올리는 사례가 계속 나오면서 눈총을 받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부광약품을 비롯해 신일제약, 일양약품, 신풍제약 등 제약사들의 오너 일가 및 친인척이 주가가 급등하는 상황에서 지분을 대량 매각해 주가 폭락을 부채질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우선 부광약품 대주주인 정창수 부회장이 1009억원 규모의 주식을 처분했다. 지난달 22일 공시에 따르면 정 부회장은 257만6470주를 시간외매매(블록딜)로 처분, 지분율이 3.98%p 감소했다.
부광약품의 B형 간염치료제 '레보비르'가 임상시험에 들어가면서 5월말 2만6000원대였던 주가가 7월 21일 4만1000원까지 치솟았다.
상승세를 보이던 부광약품 주가는 다음날인 7월 22일 정 부회장의 지분 대량 매도 소식으로 7.93% 하락한 3만7750원으로 하락했다. 이후 부광약품 주가는 등락을 반복하며 7월 31일 종가 기준 3만7000원을 기록 중이다.
부광약품과 함께 신일제약 오너 일가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올해 초만 해도 7000원대에 머물렀던 신일제약의 주가는 코로나19 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덱사메타손'을 생산하고 있다고 알려지면서 급등했다.
신일제약 주가는 6월말 1만3900원에서 7월 23일 5만8100원까지 300% 이상 올랐다. 7월 20일부터는 나흘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그러나 7월 20일부터 23일까지 오너 일가가 지분을 집중 처분하면서 주가가 곤두박질쳤다. 홍성소 회장의 배우자인 신건희 씨는 7월 20일부터 23일까지 매일 주식을 내다팔아 총 16억6600만원을 손에 쥐었다.
홍 회장의 형인 홍성국 전 대표는 7월 21일 8만2000주를 팔아 28억2490만원, 홍 회장의 동생인 홍승통 씨가 지난 20일과 23일 총 5만주를 매도해 25억2700만원을 각각 챙겼다.
홍 희장 슬하의 딸 4명 중 3명도 지난 22~23일 각각 8000주, 6000주, 1만1600주를 장내 매도해 약 3~5억원의 시세 차익을 보았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테마주로 묶여 수혜를 본 국내 제약사들의 오너 일가 및 친인척이 대량 지분 매각에 나서면서 주가가 하락을 야기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며 "시세 차익을 본 오너 일가들을 향해 일부 개인투자자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으며, 도덕적 해이 논란까지 일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