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축·이전 계획대로 진행, 공공의료대학 구심적 역할 수행"
[데일리메디 고재우 기자] 취임 이전부터 시작된 논란은 최근까지 이어졌다. 정권 실세설과 자질 논란, 원내 간호사 사망과 이로인해 촉발된 복지부와 야사(野史)에 가까운 이야기, 안명옥 前 원장시절 있었던 채용비리 등까지. 의료계 뿐만 아니라 각계의 눈이 국립중앙의료원 정기현 원장에 쏠려 있었다. 하지만 정 원장은 그동안 뚜렷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말을 아끼던 그가 데일리메디와 인터뷰를 통해 처음으로 국립중앙의료원의 목표와 각종 논란에 대한 소신을 밝혔다.
“이전에는 ‘국가 중앙병원이 왜 필요하고,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없었다.” “공공의료대학 설립과 관련 ‘공공의료 강화방안’ 대안을 말한 적 있는가.” “채용비리 관련 온정주의는 없다. 수사결과가 발표되면 내부 규정에 따라 처분을 내리겠다.”
최근 국립중앙의료원(NMC) 원장실에서 데일리메디와 가진 첫 단독 인터뷰를 통해 NMC 정기현 원장은 20년 묵혀온 원지동 신축 이전 및 공공의료대학 설립, 채용비리 등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분명하면서도 때론 단호한 어조로 피력했다.
정 원장은 취임 전부터 ‘정권 실세설’로 논란을 겪었다. 이후 원내 간호사 사망으로 촉발된 마약류 의약품 관리, 복지부 과장과의 불화, 채용비리 등으로 설왕설래가 많았다.
하지만 그는 입장을 드러내기보다 NMC를 ‘국가 중앙병원’, ‘공공의 상징’으로 만드는데 힘을 쏟아왔다. 이런 정 원장의 노력은 단기적으로 나타나는 성과가 아닌 장기 적으로 그려야 할 ‘큰 그림’이다.
Q. NMC 이전 문제는 20년 묵힌 난제다. 원지동 신축 이전은 별 문제없이 진행되고 있는가
A. 먼저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다. 현 정부 들어서기 전까지 이전 문제는 장기간 논의된 것이다. 하지만 ‘국가 중앙병원이 왜 필요하고, 어떻게 가능하게 할 것인가’에 대한 철학이 부족했다. NMC 이전이 중요한 이유는 ‘공공의료 영역의 상징’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NMC에 처음 왔을 때 오랜 기간 누적된 구조적인 문제들과 직면했다. 이런 문제들은 내부 운영이나 경영을 통해 바뀌지 않는다. 해결하기 위한 계기가 필요했는데, 이것이 ‘신축 이전’이라고 생각한다. 국가 중앙병원을 제대로 만드는 것이 내 일이다.
얼마 전 마약관리 문제점에 대한 지적이 있었다. 마약관리는 NMC의 지엽적인 사안이자 총체적인 문제다. 마약관리와 같은 문제들은 시설 등 노후화로 인해 제대로 관리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부분들이 있었다. 의료장비 등이 없어서 민간병원처럼 공공의료서비스를 제대로 제공할 수 없는 부분들도 마찬 가지다.
신축 이전은 잘 진행되고 있다. 건축비용·예비타당성조사 등으로 정부와 씨름하는 대신 총 사업비에 대한 합의를 이뤘고, 이번 만큼은 이전 문제를 반드시 완료할 생각이다. NMC가 국가 중심병원·공공의 상징으로 인정받는다면, 부족한 재원 등은 채워줘야 한다고 국민들이 동의할 것이다.
Q. 공공의료대학 설립을 두고 말이 많다. NMC가 중추적인 역할을 해야 하는데 복안이 있는가
A. 공공의료대학을 폄하하는 경향이 있다. 논의의 장이 없었기 때문에 필요성을 잘 모를 수도 있다. 하지만 공공의료대학은 우리나라 공공의료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이고, 공공의료의 상징이다. 단순히 지방에 의사가 없으니 메꿔준다는 것이 아니다.
NMC는 국가 중앙병원으로서 교육·트레이닝병원 기능을 할 것이다. 교육병원으로서 공공의과대학과 관련된 교육인프라, 이것 역시 신축 이전과 맞물려 있다. 공적·사회적 가치라는 측면에서 종합적·구심점 역할을 하는 공공의료대학이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다만 공공의료대학 설립이 시작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계속 논의를 하다보면 성숙된 안(案)이 나올 것이다.